산업은행이 쌍용차와 아시아나항공 처리를 위한 플랜B를 가동시키는 모습이다. 무턱대고 돈만 더 달라는 쌍용차와 HDC현대산업개발의 무리한 요구는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강골’로 꼽히는 이동걸 회장이 ‘강공’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쌍용차, 새주인 못 찾으면 법정관리=이 회장은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에 대해 “돈만으로 기업을 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속가능성, 생존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쌍용차 노사에도 “진지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대현 부행장도 “책임주체의 의지와 노력, 회사의 지속가능성이 전제돼야 지원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쌍용차는 13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위축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 시장 경쟁력도 낮은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산은 수뇌부는 현 상태에서 쌍용차에 자금을 지원해봐야 ‘밑빠진 독’이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우선은 쌍용차에 자구책을 주문하고, 대주주인 마힌드라에 책임을 다해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마힌드라는 인도의 코로나19 사정 악화로 쌍용차에 자금을 넣을 여력이 안돼 “새로운 투자자를 찾겠다”고 밝힌 상태다.
마힌드라의 이같은 행보가 산은 지원을 얻기 위한 엄살인지, 정말 쌍용차를 포기하려는 진심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하지만 산은 내부에서는 마힌드라가 쌍용차에서 철수하는 상황에 대비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을 거쳐 부실을 털어낸 후 새 주인을 찾는 시나리오다.
▶현산 꺼리는 아시아나…새 인수자에 파격 제안할 수=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사실상 플랜B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그간 여러차례 아시아나항공 인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 측에 인수조건 등을 협상하고 요구했다. 최근에도 산은이 현산 측에 만나서 기관 간 협의를 할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현산이 지난 9일 ‘인수조건을 원점에서 재협상하자’며 산은 측에 보낸 공문은, 사실상 인수 포기를 위한 출구전략 아니냐는 해석까지 낳고 있다.
산은은 현산이 인수의지가 없다면 새 인수자를 찾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 측이 결별을 위해 핑계를 대는 상황인데 산은이 매달릴 이유는 없다는 분위기다. 산은은 진짜 인수의지가 있는 곳에는 현재보다 인수가격 등 조건을 완화하고 재무적투자자(FI)의 역할까지 해줄 의향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산은 미래에셋대우가 4900억원을 조달해줘야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수있다. 산은이 미래에셋의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이 코로나로 인해 일시적으로 악화된 점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매물이기 때문에 자금상황이 빠듯한 현산이 아니어도 다른 원매자가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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