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조기패소 확정…美 수입금지
수정지시…원점에서 다시 조사
추가조사…공청회로 禁輸 판단
조기패소 인정…수입금지 배제
트럼프 거부권도 ‘변수’
‘세기의 배터리 소송’으로 불리는 LG화학(이하 LG)과 SK이노베이션(이하 SK)의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 판결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오는 26일(현지시간) 최종 결정을 내린다. 이번 판결은 ‘K 배터리’ 운명을 좌우할 수 있어 국내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 배터리 미국 수입길 ‘초미의 관심’=16일 업계에 따르면, ITC의 최종 판결 시나리오는 4가지로 요약된다.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 판결 확정 ▷조기패소 판결 수정(Remand) 지시 ▷공청회 등 통한 추가 조사 ▷행정명령 없는 조기패소 인정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ITC가 지난 2월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SK에 패소판결을 내린 예비결정은 인정하되 별도의 행정명령을 내리지 않는 경우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이는 ITC 위원회가 SK의 증거인멸은 인정하면서도, 삭제된 문서의 영업비밀 침해 연관성에 대한 판단은 내리지 못한 경우를 말한다. 이 경우 ITC 소송은 SK의 배터리 셀과 모듈, 부품·소재에 대한 미국내 수입금지와 같은 행정명령 없이 종결된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경우가 흔하진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ITC가 SK의 조기패소 판결을 내린 후 ‘전면 재검토’를 결정하면서 증거인멸과 영업비밀 탈취 간의 연관성을 강조한데다, 최근 ITC의 최종 결정에서 예비결정은 인정하면서도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행정명령은 내리지 않은 사례가 있어 이같은 시나리오에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ITC가 올 초 SK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린 예비결정을 그대로 확정하는 것이다. SK는 이같은 판결이 나올 경우 트럼프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지켜본 후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가 항소한다 해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입금지 효력은 지속된다. SK는 우회적인 수입을 검토하겠지만 최악의 경우엔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가동이 중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패소 이후 양사가 합의한다면 수입금지 조치는 철회될 수 있다.
세번째는 조기패소 판결 관련 특정 사실관계에 대해 수정(Remand) 지시를 내리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예비결정을 내린 행정판사가 사건을 다시 조사하게 된다. 이후 행정판사는 다시 예비결정을 내리고 최종 결정이 나오기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네번째는 ITC의 추가 조사 개시다. SK의 조기 패소 결과를 인정하되, 미국 주·시정부,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가 포함된 공청회 등을 통해 금수(禁輸)조치 여부와 기간의 의견을 듣는 것이다. 이는 SK의 배터리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경우 미국 내 기업 및 산업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누구 손 들어줄까=이번 소송의 최대 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SK가 행정명령이 내려질 경우 공탁금을 내고 대통령 검토를 요청하면 트럼프는 ITC의 최종 결정을 60일 내 결정하고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판결의 거부권 행사 마감시한은 트럼프 임기 중인 오는 12월 25일이다.
업계에선 선거전에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내 일자리를 감안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관측과 중국과 지적재산권으로 무역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 정부 입장에선 부담이 클 것이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소송은 최대 6000명을 채용하는 SK 조지아주 공장 뿐 아니라 SK 배터리를 조달받는 포드(미시간주)와 폭스바겐(테니시주) 공장 일자리도 걸려 있다. 다만, LG화학도 이미 미시건주에 공장을 10년째 운영하고 있고, 오하이오주에도 GM과 합작으로 2조 7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어 일자리 문제로 어느 한쪽 편을 들어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ICT 판결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 판결은 전면무효가 된다. 이 경우 행정명령은 물론 양사의 합의도 불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LG와 SK는 미 델러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서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다투게 된다. 천예선·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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