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분 부터 환급하고 내년 공시가격은 올리지 말아야”

조은희 서초구청장
조은희 서초구청장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3년 간 한시로 ‘6억 이하 1가구 1주택’ 보유자에 한해 재산세율을 0.05%씩 인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조삼모사’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끌어올리는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고, 서울시 아파트 중위가격은 이미 9억 원을 넘어섰고,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은 70% 가까이 돼 재산세 인하 혜택을 보는 층은 얇고 감면액도 ‘찔끔’이기 때문이다.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중산층 표심을 의식한 보여주기식 ‘세금정치’란 뒷 말이 나오는 이유다.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도 한마디 보탰다. 조 구청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공시가격을 대폭 올려놓고 그 중에서 세금 일부를 조금 감경해준다는 것은 ‘국민들에 대한 눈속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엎질러진 물 담듯이 ‘표’를 의식해 ‘세금정치’를 하고 있다”며 정부의 재산세 인하안은 “한마디로 낙제점”이라고 혹평했다.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야당 구청장인 서초구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 차원에서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의 올해 재산세를 지자체분담분의(50%) 절반을 환급하는 내용의 조례를 지난달 23일 공포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과세구간 신설 등을 문제 삼아 대법원에 제소해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조 구청장은 “재산세 감경과 관련해 서초가 먼저 팔 걷고 나선 것은 서초구민만이 아닌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세금 폭탄을 맞은 서울시민 전체의 고통을 하루빨리 덜어달라는 시그널이었다”며 “그동안 정부는 서민과 중산층을 대상으로 ‘희망고문’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지역만 보더라도 6억원에서 9억원 사이의 중산층 28만3000가구 시민들을 갈라치기하는 또 다른 부동산정치”라며 “정부는 공시가격을 올리고 늘어난 세금 중에서 6억원 이하 주택만 찔끔 깎아주겠다고 한다. 눈속임 즉 ‘기만’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안대로라면 공시가격 기준 6억 이하 1주택 보유자가 연간 최대 18만 원의 재산세를 감면 받게 된다. 아파트 공시가격 현실화율로 미뤄 올해 8억 대 후반 시세의 아파트에 해당한다.

조 구청장은 정부가 진정성이 있다면 “서초구가 추진하는 1가구 1주택 재산세 감경안을 막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는 1가구 1주택 자료 협조 하지 않겠다고 하고 서울시는 대법원 제소와 함께 서울시 세무종합시스템에서 당연히 있어야할 구세분과 공동과세분을 구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수정해 달라는 요청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구청장은 “올해 분 재산세를 환급해 줘야 한다”며 내년부터 인하하겠다는 정부 계획은 “코로나19 재난 속에 세금 폭탄으로 신음하는 국민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는 내년 공시가격 인상 중단도 요구했다. 공시가격은 기초연금, 건강보험료 등 60개 분야에 연동돼 있어 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역대 정부가 공시가격을 올리고 싶어도 자제한 것은 서민생활에 끼치는 파장이 너무 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국민의 원성은 한 귀로 흘려들으며 공시가격 현실화 등 강력한 규제 정책만 펼쳐왔다”면서 “지금이라도 정부는 올해분 재산세부터 국민들에게 환급해 줘야하고 내년에는 공시가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조 구청장은 대법원 주변에 ‘윤석열 검찰총장 격려 화환’ 철거를 밀어붙여 호평받기도 했다. 보수단체 측의 “넌 어느 당 소속이냐”는 문자 폭탄에도 불구하고, 불편부당한 구정을 보여서다. 그는 3일 화환 철거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철거 현장을 지나가며 함께 힘을 모아 정리하시는 모습을 보니, 법과 원칙, 그리고 표현의 자유가 공정하게 공존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