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귀포)=김성진 기자]72홀에서 54홀 스트로크로 축소, 강풍으로 지연돼 한라운드를 이틀간 소화….
예측불허의 제주도 날씨 속에 제주 롯데 스카이힐CC에서 열린 제2회 헤럴드ㆍKYJ 투어챔피언십대회가 예비일까지 사용하는 우여곡절끝에 3일 막을 내렸다.
완벽에 가까운 날씨 속에 치러졌던 지난해와 달리 이번 대회는 좋은 날씨가 많이 허락되지 않았다. 프로암과 1라운드를 무사히 마친뒤 맞이한 지난 31일 2라운드. 너무 날이 어두워 오전 첫팀이 7시10분에서 7시30분 출발로 20분 지연됐고, 10시50분에는 쏟아지는 폭우 탓에 1시간5분이 지연됐다. 오후 1시30분에는 폭우와 안개가 겹치면서 1시간반이 지연됐지만 3시에도 날이 좋아지지 않아 또 한시간 지연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도저히 날이 개일 기미가 보이지 않아 3시30분 결국 최종중단 결정이 나왔다.
2라운드를 거의 소화하지 못해 어쩔수 없이 경기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3라운드로 축소하기로 했다. 1일 열린 2라운드 잔여 경기는 다행히 좋은 날씨 속에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2일 최종 3라운드는 강풍이 몰아치면서 선수들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그린 위의 볼이 저절로 굴러갈 만큼 거센 바람이 불면서 1시간 중단결정까지 해야할 정도. 이후 라운드가 재개됐지만, 수시로 바뀌는 바람에 정상적으로 원하는 지점을 공략하는 것이 쉽지 않았고, 선수들은 영하에 가까운 체감온도와도 싸워야했다. 결국 3라운드마저 완료하지 못해 3일 잔여 라운드를 치러야했다.
2일 경기를 마친 뒤 일부 선수들은 경기위원회를 찾아 악천후에 경기를 강행했어야 하느냐는 항의를 하기도 했다. 분명 하소연을 하는 심정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아무리 악천후라 해도 10오버파가 넘는 스코어를 적어내는 것이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정상적인 경쟁이 어렵지 않느냐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건은 같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자연과, 또 자신과 싸우는 골프의 철학을 받아들여 최선을 다해 한타 한타 쳐나갔다. 바람 때문에 끊어가기도 하고, 두세클럽 긴 걸 잡기도 하고, 때로는 뒷바람때문에 짧은 클럽을 잡고도 훌쩍 그린을 넘어버려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경기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모 선수는 “분명 험한 날씨때문에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골프라는 종목이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은 대회요강에 나와있는 경우 뿐 아닌가. 열심히 치는 게 내가 할일”이라고 말했다. “대회가 없다면 악천후건 좋은 날씨건 경기를 할 수 없지 않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그들은 프로였다. 구경하는 갤러리는 추워서 10분도 가만히 서있기 힘든 날씨 속에서 최선의 클럽을 택해 최선의 목표지점을 향해 볼을 치려고 집중하는 프로였다. 도저히 볼이 날아가지 않을 것 같은 바람도, 온몸을 젖어들게 하는 폭우도, 그들의 기량을 테스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 할 수 있다. 맑은 날씨가 아닌 이번 대회같은 상황에서의 경기운영은 선수들의 지혜를 보여주기도 한다.
좀처럼 겪기 힘든 악천후 속에 경기를 마친 선수들. 스코어와 관계없이 그들은 역경을 이겨낸 진정한 프로였다.
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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