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호 거노 코퍼레이션㈜ 대표이사
[GValley = 이승리 기자]“지금도 내 계약서에는 갑과 을이 없다. 우리는 ‘거노’ 상대방은 ‘파트너’다. 약삭빠르게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나누며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바로 회사다.”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거노 코퍼레이션 본사에서 만난 김건호 대표이사의 말이다. 김 대표는 1991년 효성물산에 입사해 일반 상품부에서 일하다 1998년 퇴직, ‘거노 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이름을 발음하기 쉽게 영문화 한 것이다. 이후 2004년 독일 시계브랜드 엘리쎄(Elysee) 런칭 이후 시계 수입을 비롯한 유통, 제조, 자체브랜드 개발 등으로 시계전문 회사로 탈바꿈 했다. 그동안 브로노 쇤르 글라슈테, 잉거솔, 대니시 디자인, 조르지오 페돈 1919, 브라운, 베카앤벨, 쟈곱 젠슨 등 유럽의 전통 시계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해 왔다. 직영몰인 유로타임을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현대아울렛 가산점, 현대백화점 울산 동구점, 용산 아이파크백화점 등의 오프라인 매장을 비롯 중국 북경 등에서도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다. 11월 27일에는 코엑스몰에 거노코퍼레이션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될 편집숍 ‘패션 포 라이프 바이 유로타임(Passion for Life by EURO TIME)’이 개장될 예정이다.
동네마다 시계방이 없었던 곳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호시절, 대기업이 시계 생산을 중지하고 휴대전화가 떠오르기 시작하자 시계의 필요성은 그다지 내세울 만한 것이 못 되었다. 그때였을 것이다. 한국 토종업계의 시계들이 위축된 것은.“한국에는 시계 로드숍이 없다. 유럽이나 홍콩 같은 패션의 메카나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없는 곳을 찾기 힘들다. 우리나라는 주얼리숍은 체인점이 있는데 유독 시계는 없다. 그게 참 안타깝다.”‘스토리’를 가진 시계 몇 없는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김 대표는 열대과일에서 그 디자인을 착안한 ‘망고스틴’브랜드 런칭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시계 수입과 유통에서 그 영역을 확대해 직접 브랜드로 런칭하고 제조도 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며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시계인 망고스틴의 스토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직영 온라인몰인 유로타임(www.eurotime.kr)의 홈페이지 제작에도 손을 보탰다는 김 대표는 망고스틴의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했다. 거노코퍼레이션의 시계 제작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독일 주얼리 브랜드인 베카앤벨(Beka&Bell)과 시계 월드라이센스 부분에 대한 계약을 맺고 시계를 제작,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거노’의 행보는 김건호 대표의 과거를 보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유일한 직업 선택의 기준이 ‘내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곳이 어딜까’였다고 했다. 경영학도인 그는 안정적인 직장도, 월급이 많은 직장을 찾지 않았다. 매너리즘에 젖어있는 모습이 아니라 맨땅에 헤딩을 하는 것이 나의 모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월급이 3배나 많았던 외국계 회사의 합격 소식에도 ‘상사맨’이 되겠다는 결심을 굽히지 않고 대학원을 가겠다는 핑계를 대고 입사를 거절했다. 효성물산에 입사해서도 그의 최대 목표는 ‘퇴사’였다. “나는 ‘거상’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올바른 노력으로 올바른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이 만족한 그 대가로 돈을 벌고 싶었다. IMF로 회사의 구조조정 소식이 들리자 가장 먼저 한 것은 회사에 머무르고 싶어 하는 동료들을 위해 자진퇴사 하는 것이었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을 실행에 옮겨야 할 때였으니까.”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그는 회사를 설립했고 ‘사람을 얻는 장사’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회사를 설립하면서부터 사용한 ‘갑’과 ‘을’ 대신 ‘거노’와 ‘파트너’가 있는 계약서는 그에게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만들어줬다. 결국 유럽이라는 지역의 특성상 한국 고객들의 트렌드를 읽기 어려운 파트너사들에게 디자인에 대한 조언과 의견을 전달하는 관계에까지 이르렀다. 미국 기계식 시계의 역사라고 할 수 있는 잉거솔에서 거노 코퍼레이션만을 위한 모델을 출품한 것 또한 이런 시간들이 지속된 까닭이다.“갑과 을의 관계는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밖에 없다. 우리 회사와 우리가 수입하는 시계 브랜드들은 서로의 올바른 이익을 위한 계약을 맺은 것이니 파트너 외에는 표현할 말이 없다”며 호탕하게 웃는 그다. 김 대표는 최종목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나의 최종 목표는 자아실현이다. 그것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다. 일단 올바른 이윤을 추구할 것이다. 그게 기업을 경영하는 기본적인 이유다. 하지만 나는 고객, 직원, 거래처와의 신의, 상생,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이익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쑥스럽지만 돈을 많이 벌어서 죽기 전에 다 사회에 환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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