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 결과 발표

접한 장소 인터넷뉴스·유튜브·커뮤니티·SNS순

절반 이상 “코로나 이후 혐오·차별 증가” 답해

“정치인·언론, 혐오표현 자제해야” 응답률 높아

국민 10명 중 8명은 온라인 상에서 혐오표현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가인권위원회가 2일 밝혔다. 관련 설문조사 내용. [국가인권위원회 제공]
국민 10명 중 8명은 온라인 상에서 혐오표현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가인권위원회가 2일 밝혔다. 관련 설문조사 내용. [국가인권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민 10명 중 8명은 온라인 상에서 여성, 출신지역 등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 문제가 심각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혐오·차별이 증가했다며 정치인과 언론이 혐오표현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온라인 혐오표현 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참여자의 79.3%는 온라인 혐오표현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오프라인 실생활 혐오표현이 심각하다는 응답은 67.2%였다.

온라인 혐오표현을 접한 장소는 인터넷 뉴스 기사·댓글(71.0%), 유튜브 등 개인 방송(53.5%), 커뮤니티 게시판(47.3%), SNS(35.9%) 등의 순이었다.

온라인 혐오표현의 대상은 ‘여성’이라는 응답이 80.4%로 가장 높았고, ‘특정지역 출신(76.9%)’, ‘페미니스트’(76.8%)‘, ‘노인(72.5%)’ 순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혐오표현에 대한 대처로는 ‘대응하지 않았다(40.2%)’거나 ‘피하게 됐다(33.6%)’ 등 소극적인 응답이 73.8%로 조사됐다. 반면 ‘혐오표현에 반대 표시(17.5%)’를 하거나 ‘신고했다(4.8%)’ 등 적극적으로 행동했다는 응답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응답자의 과반 이상(59.5%)은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에 혐오와 차별이 증가했다’고 인식했다. 향후 혐오·차별이 사회적 갈등(90.2%), 범죄(87.7%)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많았다.

혐오표현의 원인으로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차별(86.1%)’, ‘일자리 등 경제적 어려움을 약자에게 표출(82.4%)’, ‘언론의 보도 태도(79.2%)’ 등이 꼽혔다. ‘인터넷서비스 사업자 방관’을 지적하는 응답도 85.5%나 됐다.

특히 ‘정치인 등 유명인이 혐오표현을 써서 문제라고 느끼지 않게 됐다(76.3%)’는 응답이 2019년 인식조사 결과(49.4%)에 비해 급증해 눈길을 끌었다. 정치인 등의 혐오표현은 사회적 영향이 커 더욱 엄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인권위는 분석했다.

혐오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90.3%가 ‘정치인·언론이 혐오를 부추길 수 있는 표현이나 보도 자제’를 꼽았다. ‘학교의 예방 교육 확대’(89.9%), ‘인식개선 교육·캠페인 강화(89.4%)’, ‘악의적 혐오표현 사법조치(86.1%)’, ‘정부 차원의 종합적 대책 수립(86.0%)’, ‘평등권 보장 법률 제정(85.7%)’, ‘차별시정기구 권한 강화(81.0%)’ 등에도 대부분 동의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인권위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5세 이상 1200명을 대상으로 무선 모바일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2.8%포인트 수준이다.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