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년이 되어가는 코로나 시국

확진 걱정 임산부, 백신접종부터 ‘혼란’

영유아·어린이, 신체·언어학습 어려움

야외활동 감소·마스크 착용 여파 커

임신 11주차인 조모 씨는 코로나 감염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3차 백신 접종이 어려운 상황이다. [독자 제공]
임신 11주차인 조모 씨는 코로나 감염에 대한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3차 백신 접종이 어려운 상황이다.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김빛나·채상우·김희량 기자] “‘병상이 없어서 집에서 분만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임신 11주차인 임산부 조모(38) 씨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조씨는 건강상 이유로 의사로부터 백신을 맞지 않을 것을 권고받은 상태라, 감염될지 모른다는 공포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조씨는 “임신 중에 코로나 확진이 될까 봐 걱정이 크다. 사정상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더 그렇다”며 “임산부들은 감염에 대한 걱정과 함께 부스터 샷을 맞을지에 대한 고민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의 걱정은 하나 더 있다. 한창 한글을 배울 나이인 다섯 살 난 아들의 언어발달 문제다. 조씨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 발음이 어눌하다. 비언어적 의사소통(표정 등)도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임산부와 어린이들에게 가혹한 코로나가 이어진 지도 2022년이면 어언 3년째. 임산부는 임신한 순간부터 출산까지 감염에 대한 공포를 혼자 견뎌야 한다. 한글보다 마스크 쓰는 법을 먼저 배운 아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알지 못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31일 헤럴드경제가 만난 임산부·학부모들은 코로나의 영향하에서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는 C(COVID-19)세대가 당면한 문제들을 우려했다.

임산부들은 본인·배 속에 있는 자녀의 확진을 가장 걱정한다. 공모(34) 씨는 “시험관을 통해 어렵게 가진 아이인데, 몸이 좋지 않아 항상 걱정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며 “얼마 전 코로나 검사를 받게 됐는데 정말 추운 날씨에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린 적이 있다. 내가 힘든 것보다 뱃속의 아기가 잘못될까 걱정이 컸다”고 말했다.

백신에 대한 우려도 있다. 현재 임신 12주 이상부터 백신 접종을 권유하고 있으나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백신 접종을 꺼리는 임산부도 있다. 임신 15주차인 이모(31) 씨는 “내 뱃속 약물 하나하나에 인생이 결정되는 소중한 아이가 있는데, 어느 산모가 임상 데이터가 독감 백신만큼 충분치 않은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임산부들은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기도 한다. 확진자라는 이유로 병원 입원이 불가능하거나 산후조리원 입소를 거절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1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 치료를 받던 30대 만삭 임산부가 응급상황에도 병상을 배정받지 못했다. 결국 임산부는 119구급차 안에서 출산했고 이후에는 확진자 부모와 신생아가 같은 침대에 누워 있기도 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임산부를 위한 병상, 투석 환자를 위한 특수 병상을 마련하기로 했다.

각종 정책이 마련되는 듯하지만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은 여전히 미비하다. 코로나에 확진됐다 완치한 김모 씨는 “출산까지 30일가량 남았으나 다니던 병원에서 출산할 수 없고 계약한 조리원에 들어갈 수도 없다”며 “격리 해제가 됐음에도 당장 지금 임신 주수에 해야 하는 막달 검사를 다니던 병원에서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완치자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PCR 검사를 해야만 했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온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세상도 코로나 이전과 다르다. 오정원 순천향대 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병원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현재 남편만 분만실에 들어올 수 있고 이후에도 출입에 제한이 있다”며 “모자병실은 사라졌고, 산모도 수유할 때에만 아이들을 보러 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청 어린이집에서 교사와 어린이들이 투명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
서울 종로구청 어린이집에서 교사와 어린이들이 투명마스크를 쓰고 있다. [연합]

성장 과정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만 2세가 지나면 아이들은 마스크 착용 권고 대상이 된다. 마스크를 쓴 어른 틈에서 한글보다 마스크 쓰는 법을 배우는 C세대 미취학 아동들이 언어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과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어린이집 원장 및 학부모 145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대부분이 코로나가 언어 발달에 영향을 줬다고 답했다. 원장 및 교사의 74.9%(상당히 그렇다 33.6%·그렇다 41.3%)가 ‘마스크 사용으로 인한 언어 노출 및 발달 기회가 감소’했다고 답변했다.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확진자 수도 어머니의 마음을 애타게 한다. 지난 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초등학생인 7~12세 연령의 10만명당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2월 첫째 주 12.6명에서 지난주 21.5명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취학 아동인 6세 이하는 8.9명에서 18.6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방역 당국은 11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백신 접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게 되는 문제가 다방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양신영 사교육걱정 선임연구원은 “언어 발달뿐만 아니라 야외활동을 통해 기를 수 있는 대근육 발달도 퇴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어린이집에서 하는 체험학습이 전면 중단되면서 생긴 문제들인데 유아 교육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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