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개 중대서 6개 중대로 확대
정의연 집회 장소에 차벽·펜스 설치
인권위 권고에도 정의연-보수단체들 폭설 속 대치
정의연 “수요시위 방해 목적 집회들 원천 차단해야”
보수단체 “인권위 권고, 직권남용…경찰 고발할 것”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서 ‘보호받아야 할 두 개의 집회’가 경합하는 문제가 아닌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세계 최장기 집회’ 보호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서울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고 폭설이 내렸던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머셋 팰리스 서울 앞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주관하는 제1527차 정기 수요시위가 진행됐다. 지난 17일 인권위의 긴급구제 권고가 나온 이후 첫 시위다. 위에서 언급됐던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의 발언에도, 이날 수요시위에서도 정의연과 보수단체 들 간 대치는 여전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 경찰력을 2개 중대에서 6개 중대(약 300명)로 확대 배치했다. 아울러 정의연과 보수단체들의 집회 장소 사이에 철제 펜스를 설치하고 소형 버스를 세워 두 집회가 충돌하지 않도록 조치했다.
보수단체들은 ‘소음 등으로 수요시위를 방해하는 행위를 중지하라’는 인권위의 권유에도 집회 시작 전부터 확성기를 분주히 설치했다. 이날 보수단체 자유연대는 수요시위가 진행되는 장소에서 20m 떨어진 지점에서 위안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날 정의연과 보수단체가 주최하는 집회 사이에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다만 경찰은 보수단체에서 정의연과 위안부를 향해 비판적 발언을 연이어 이어가는 것에 대해 “집회 도중 명예훼손과 모욕적 행위를 자제할 것을 요청한다. 현장에서 잡지 않더라도 채증자료를 바탕으로 사법처리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는 경고 방송을 수차례 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한옥선 할머니의 삶을 소개하면서 인권위의 긴급구제 요청에 대해 환영하는 입장을 보였다. 정의연은 “인권위는 수요시위 현장에서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상당한 개연성이 있고, 이를 방치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발생의 우려가 있다’고 봤다”며 “어떠한 공격과 적대행위에도 굴하지 않고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세계 최장기 집회 수요시위를 지켜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의연은 경찰이 인권위의 권고에 따라 수요시위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와 차별행위를 해소하고 차단할 것을 촉구했다. 정의연은 “(서울)종로경찰서장과 소속 경찰관들은 수요시위 방해를 목적으로 한 집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이전 수요시위와는 달리 집회 장소에 차벽과 펜스를 설치해 극우 단체의 참여자들의 침범이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에도 정의연에 대한 비방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보수단체에 개별적인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이 이사장은 “ 여전히 여러 극우단체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위안부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을 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 17일 수요시위가 방해받지 않도록 경찰이 반대집회의 시간과 장소가 겹치지 않도록 적극 권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두 집회가 동시에 열리더라도 지나친 소음 등으로 수요시위를 방해하는 행위와 수요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모욕적 행위 등을 현장에서 중지 권유하거나 경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만약 피해자 측에서 처벌을 요구할 경우에는 경찰이 적극 수사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그럼에도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이날 집회 시작 전부터 정의연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이어갔다. 한 보수단체 소속 관계자는 “(할머니들이)좋아서 스스로 자원한 것 아니냐”며 위안부 문제를 적극 부정하기도 했다.
보수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인권위를 허위사실 유포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할 것을 예고했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인권위가 오로지 정의연의 수요시위를 보호하겠다는 목적으로 반대 단체의 법적 권리 행사를 제한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직권 남용”이라며 명예훼손이나 모욕행위는 고소·고발이 있으면 경찰이 수사를 통해 밝힐 일“이라고 밝혔다.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장 겸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고발장이 준비되는 대로 종로서에 접수할 예정”이라며 “인권위에도 진정을 제기하고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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