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처벌 원치 않아 공소기각

法 “술 취해 소방관으로 인식 못해”

폭행혐의도 피해자가 처벌 안 원해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페이스북 캡처]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술에 취해 소방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연국 전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이 1심에서 처벌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신세아 판사는 11일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전 대변인의 선고 공판에서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공소기각은 형식적 소송 조건에 흠이 있을 때 법원이 실체적 심리를 하지 않고 소송을 종결하는 것이다.

신 판사는 사건 당시 만취 상태였던 정 전 대변인이 소방대원들이 비닐방호복을 입고 있어 이들의 신분을 알기 어려워 소방기본법 위반을 적용할 수 없다고 봤다. 폭행 혐의에 대해선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했다. 형법상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 불벌죄’다.

신 판사는 “검찰 증거만으로는 피해 구급대원이 출동한 소방대원이라고 인식했을 가능성이 부족해 무죄를 선고할 것이나 폭행에 관해서 보건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 공소기각 판결하는 이상 무죄를 선고하지 않고 기각한다”고 설명했다.

정 전 대변인은 지난해 2월 술에 취해 서울 서초소방서 소속 여성 소방관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 전 대변인 측은 재판 과정에서 당시 소방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복을 입고 있어 소방관임을 알 수 없었다며, 소방기본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소방기본법은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폭행·협박을 해 화재진압, 인명구조, 구급활동을 방해한 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검찰은 지난 1월 21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정 전 대변인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정 전 대변인은 울산 출신으로, 중앙대 독일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MBC에서 런던특파원, 사회2부장, 선거방송기획단장, 시사제작국장 등을 지냈다. MBC 간판 시사프로그램인 ‘100분 토론’의 진행을 맡았다가 2015년 10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박근혜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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