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없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둘 중 3·9 대선에서 패배하는 이는 정치적 회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등의 사례처럼 ‘제2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민주당이 지면 최소한 심리적 분당 상태에 접어들고, 국민의힘이 고배를 마시면 그 충격은 더 커 보수 진영 자체가 궤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8일 헤럴드경제가 복수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해보니 이 후보는 당내 비주류여서, 윤 후보는 정치 뿌리가 깊지 않아 패배가 곧 회복 불능에 가까운 치명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였다. 한 평론가는 이 후보를 놓고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가 패했지만 원래 당내 주류였고 그 중에서도 핵심이었기에 (입지에)타격은 없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아웃사이더’에 가까웠다”고 했다. 또 다른 평론가는 윤 후보에 대해 “계파 없는 외부 영입 인사인 만큼, 패배하면 책임론에 대한 압박을 견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지면 1987년 직선제 개헌 후 이어진 10년 주기 정권교체론이 깨진다. 국민의힘이 지면 전국 단위 선거(2021년 4·7 보궐선거 제외)에서 5연패가 된다. 민주당이 지면 ‘심리적 분당’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패배시 민주당은 운동권과 비(非)운동권으로 갈라져 책임론을 놓고 알력 다툼을 시작할 것”이라며 “당이 심리적으로는 쪼개진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도 “현재 운동권 중심의 당 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강성 친문(친문재인)도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도 아닌 중도·온건파 중심의 세력이 일제히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다만, 실제 분당은 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과거에도 호남계 의원 일부가 탈당했었으나 다시 돌아왔다”며 “분당보다 재건·세대교체를 택할 것”이라고 했다.

당의 무게중심이 다시 친문(친문재인)으로 쏠릴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어떤 상황이 오든, 문 대통령은 지지율 40%대를 유지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민의힘이 패배하면 최악의 상황에선 ‘보수진영 궤멸’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른바 ‘윤핵관(윤 후보 핵심 관계자)’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진 의원들의 후퇴를 예측했다. 최 원장은 “이번에 상당수 영입된 호남 출신 정치인들, 비교적 중도 성향의 젊은 정치인들이 목소리를 얻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 대부분은 국민의힘이 오랜 기간 ‘구심점’을 찾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유창선 평론가는 “‘정권교체’ 여론이 우위였던 상황이었던 만큼 충격이 엄청날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표류가 상당히 장기화될 것”이라고 했다. 황태순 평론가는 “당이 빈사 상태가 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정권을 쥐는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의당과의 합당 추진도 없던 일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황태순 평론가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결과적으로 ‘단일화 역풍’에 일조하게 됐다는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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