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제재 강행 드라이브
러시아 WTO 퇴출도 예고
미국이 ‘최후의 카드’로 남겨놓았던 러시아산(産) 원유·천연가스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 동맹국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전면 제재를 주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사실상 독자제재 강행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관련기사 5·6·16·21·31면
7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과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은 이르면 8일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와 일반 무역 관계를 중지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법안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러시아와 벨라루스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권한을 부여하고, 미 상무부 장관에게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참여 중지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길 예정이다.
앞서 민주·공화 양당 세금·무역 관련 상·하원 핵심 인사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우크라이나 지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의회에 요청한 325억달러 규모의 예산과 관련한 협상도 진행해 이르면 8일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유럽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전날 미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원유 수출 금지를 검토 중이라면서 “유럽 동맹과 러시아 원유 수출 금지 방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 역시 러시아를 국제 경제에 고립시키기 위해 원유 수입 금지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에 이어 입법부까지 러시아산 원유 금수 조치를 압박하고 나서며 제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로 인해 미 백악관은 속도 조절에 나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회의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 입법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을 묻는 말에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며 유럽 동맹국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조율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집중하고 있는 것은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서 러시아에 경제적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배럴당 130달러 선을 넘어섰던 국제유가는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원유 즉각 제재 반대 목소리로 제재 공포가 다소 누그러지며 상당 부분 진정됐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3.2%(3.72달러) 오른 119.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역시 전날 밤 최고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날 오후 8시4분(런던 현지시간) 현재 배럴당 4.1%(4.87달러) 상승한 122.9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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