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선인, 모기업 주가 하락 우려

물적분할 기업 상장 금지도 검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됨에 따라 기업들의 이른바 ‘쪼개기 상장’(물적분할 후 기업공개) 요건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로써 기업들로서는 국내 증시 상장을 통한 신사업 투자금 유치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적(物的)분할이란, 모회사의 특정사업부를 신설회사로 만들 때 이에 대한 지분을 전량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형식의 분사 형태를 가리킨다. 물적분할의 경우 모회사가 분리된 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기존 주주들은 종전과 다름 없는 지분가치를 영위하게 된다. 그러나 신설 회사 상장시 단기적으로 모회사가 분리된 사업 역량을 소실한 것으로 인식돼 주가가 급락해왔다. 최근 LG화학의 주가가 배터리 부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분사 후 상장을 앞두고 큰 폭의 하락이 이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윤 당선인이 물적분할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분할 후 상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히 다루겠다는 것이다. 상장시 모회사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모회사 주주에 공모주 우선 배정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한 것보다 한 걸음 더 나간 것이다. 이같은 이 후보의 우선 청약권은 행사를 포기하면 소멸되지만, 윤 당선인의 인수권의 경우 매수를 진행하지 않아도 권리 매각으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해 12월 자본시장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하신 주주들을 보호하고, 최근 일부 기업에서 핵심 신산업을 물적분할하면서 주가가 하락해 많은 투자자들이 허탈해하고 계시다”며 “앞으로는 신산업을 물적분할해서 별도 회사를 상장하는 경우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자 보호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필요시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을 원천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앞으로 기업들이 신사업 투자를 위해 외국 자본에 러브콜을 보내는 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물적분할에 대한 반발 여론 등을 감안, 상장 계획을 후일로 미룬 SK온(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도 현재 해외 사모펀드들을 대상으로 프리IPO(상장전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기업이 물적분할을 하는 이유는 부실사업 부문을 정리하거나 신성장 산업을 별도 분리해 모회사가 100% 지분이란 높은 지배력으로 대규모 자금을 모아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기 위한 것”이라며 “모회사 주주에 자회사 신주를 동일하게 제공한다면 지분을 균등하게 나누는 인적분할과 차이가 사라지게 되고 물적분할 본연의 목적이 희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신규 사업에 대한 자금 여력이 부족한 기업의 경우 기존 주주에 대한 신주 부여가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단 주장도 제기된다. 동시에 기존 주주의 권리는 보장될 수 있지만, 신규 진입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매수 기회를 제한하는 형평성 문제도 발생될 수 있단 지적도 있다. 이와 함께 모회사 지분율에 비례해 신주를 배정할 경우 대주주도 그에 상응한 주식을 자동 배분받게 돼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더 공고히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더불어 신주 부여 대상을 소액 주주로 제한할 경우 지분율 상한을 어디까지로 정할지를 놓고서도 논란이 발생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윤 당선인은 기업매각시 소액 주주들의 피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피인수 기업 주주에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하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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