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위 사무실 앞 기자회견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22일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를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에 피해자 요구가 담긴 조정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가습기살균제 4차 피해정보공유모임’ 등 피해자들은 이날 조정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정위가 피해자 의견을 배제하고 일방통행식 조정안을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는 미래 치료비 보상이 생명줄”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의 조정안은)어떠한 미래 치료비도 보장하고 있지 않다”며 “후유증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으면 피해자들은 사각지대에 방치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조정안은 현재 나이가 1~10세인 피해자에게 높은 보상액을 책정했는데 이는 기만”이라며 “가습기살균제가 2011년에 판매 중지된 일을 고려하면 피해자 중 1~10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피해 당시 미성년자였던 아이들을 가장 앞에 세워야 하는데도 나이를 이유로 피해자들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치료비 보상 기준이 되는 나이를 노출 확인 조사 당시 나이로 수정해야 한다. 조정안에 대해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세 아들을 두고 있다는 박수진(50) 씨는 기자회견 후 삭발식을 갖고 “우리 부모들은 결코 눈 감고 죽을 수 없다”며 “국가가, 기업이 방치한 병 들어가는 아이들을 조정위가 외면하면 안 된다”고 했다.
조정위는 지난달 개별 기업 합의자 등을 제외한 7018명의 피해자에게 최대 4억80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 조정안 초안을 짰다.
그러나 피해자단체는 “피해가 가장 심각한 폐 이식 피해자도 최고 등급인 ‘초고도’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병원비 걱정 없이 치료 받을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고 했다.
조정위는 이에 사망자·중증 피해자에 대한 보상금을 최대 수천만원 늘리는 내용의 2차 조정안을 내놨으나, 피해자들은 보상 기준 연령이 피해 당시 연령이 아니고 향후 치료비 전액 보장 등 요구도 담기지 않았다며 반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정위의 3차 조정안은 이달 말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자단체들은 23일까지 교보빌딩 앞에서 노숙 농성에 나설 계획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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