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암 발병 책임’ KT&G 주총서 역할 해야”

시민단체들, 국민연금에 환경참사 재발 방지 역할 촉구

“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 ‘집단 암 발병’ 책임있어” 규탄

KT&G 로고. [KT&G 홈페이지 캡처]
KT&G 로고. [KT&G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시민단체들이 KT&G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을 향해 환경참사재발 방지 의지를 보일 수 있는 행동에 적극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개혁연대민생행동·글로벌에코넷·전북 익산 장점마을 주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29일) 열리는 KT&G 정기주총에서 국민연금 등 소액주주들이 청지기정신(기관투자자의 수탁자책임 원칙)을 적극 발휘해 환경참사 재발방지 의지를 보여라”고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린 전북 익산 장점마을 사건의 피해자도 참석했다. 최재철 대책위원장은 “KT&G가 장점마을 폐기물처리·비료생산 공장에 제공한 연초박 때문에 주민 90여 명 중 40여 명이 암에 걸려 17명이 사망하고 23명이 투병 중”이라며 “연초박을 공급해서 한 마을이 초토화됐는데도 KT&G는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이 모르쇠 하며 침묵으로 일관한다”고 비판했다. 연초박은 담배 제조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만들어지는 부산물이다.

국민연금공단 사진 [헤럴드경제DB]
국민연금공단 사진 [헤럴드경제DB]

최 위원장은 “현재 아프지 않은 주민들도 언제 암에 걸릴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면서 “마을 주민들은 2019년 여러 번 상경해서 KT&G 사장과 면담, 공식 사과 등을 촉구했지만 이들은 묵묵부답으로 집단 암 발병에 대해 조그마한 도의적 책임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운학 개혁연대민생행동 상임대표는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건은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환경부, 전북도청, 익산시청 등이 친기업 정책에 매몰되어 진실을 은폐하면서까지 피 맺힌 민원을 외면하고 KT&G와 야합해 만들어낸 참혹한 환경참사”라고 일갈했다. 이어 “환경참사는 결코 재발돼선 안 된다. 이를 위해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배상과 보상,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국민연금은 청지기정신을 발휘하여 내일(29일) 열릴 KT&G 주총에서도 장점마을 환경참사 피해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배·보상을 실시하자고 의결을 제안하는 등 KT&G가 글로벌 대기업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실추된 명성을 회복하도록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는 이근철 국민연대 대표, 김진관 한국환경시민단체협의회장, 박흥식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상임대표, 이정국 한강사랑시민연대 사무총장과 21녹색환경네트워크,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SK 수소공장 건설반대 범시민협의회(이상 무순) 등도 함께 했다.

장점마을은 2001년 비료 공장 건립 이후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집단 암이 발생해 피해를 입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 뒤 환경부 역학조사가 시작돼 암 발병 원인이 KT&G로부터 반입된 비료공장의 연초박 때문이란 것이 드러났다. 조사 과정에서 익산시의 허술한 관리, 감독 등 행정기관의 책임도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장점마을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4년 넘게 배상과 보상을 요구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전북도와 익산시가 50억원의 위로금을 지급하고, 익산시가 체계적인 의료비를 제공하는 조건에서 대책위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hop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