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시즌 재계에 쏠린 눈

SK, 자산 포트폴리오 등 재정비

기아, 정의선 회장 재선임

한화솔루션 김동관 사내이사로

두산, 의료기기 회사 목적 포함

굵직한 안건 의결 경영 변곡점

29일 ㈜SK 제3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장동현 부회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9일 ㈜SK 제3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장동현 부회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SK, LG, 기아, 한화, 두산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570여개 기업이 주총을 열어 ‘슈퍼주총데이’가 펼쳐진 이날 이사회 구성 개편부터 신사업 진출까지 각 기업들의 굵직한 안건들이 의결돼 경영의 새로운 변곡점을 맞게 됐다.

SK그룹의 투자형 지주사인 SK㈜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주총을 개최, 사내이사(최태원 SK그룹 회장) 및 사외이사(염재호·김병호) 재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현재 이사회를 이끌고 있는 염재호 의장의 임기가 2025년 3월까지 연장됐다. 지난해 이사회가 최고경영자(CEO) 인사평가 및 보상을 진행하는 등 이사회 중심 경영을 주도한 염 의장이 두번째 임기 내 이사회에 CEO 승계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이를 한층 강화한 시도를 단행할지 주목된다.

또 SK㈜는 이날 주총에서 경상 배당수입의 30% 이상을 배당하는 기존 정책에 더해 기업공개(IPO) 등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한 이익을 재원으로 2025년까지 매해 시가총액 1% 이상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자사주 소각도 또 다른 주주환원 방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날 “올해 보유 자산 포트폴리오와 투자전략을 재정비하는 한편, 투자 전문성을 강화하고 주주환원을 포함한 경영체계를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29일 기아 양재동 본사사옥에서 열린 제7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송호성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29일 기아 양재동 본사사옥에서 열린 제7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송호성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기아 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제 7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전기차 경쟁력을 높이고,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사업의 생태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글로벌 불안 요인 관련 반도체 수급난은 올해 하반기부터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 사장은 “시장 수요에 기반한 질적 판매 성장을 이루기 위해 장기 대기고객 관리를 강화하고, 반도체 공급 정상화와 연계해 판매 모멘텀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사내이사 임기가 끝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재선임 안건도 의결됐다. 사외이사로는 신현정 KAIST 교수를 선임했다.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 주총에서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 사장이 ㈜한화 이사진에 합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로써 김 사장이 그룹 경영에 본격 등판했다는 해석이 따른다. ㈜한화는 김 사장의 이사 선임 배경으로 “한화솔루션의 전략부문장으로서 신사업 발굴 추진, 경영혁신을 통한 성과창출 등 탁월한 경영 역량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한화의 지분 4.44%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그동안 한화솔루션의 대표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만 맡으며 ㈜한화 이사회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 ㈜한화에는 미등기 이사로서 2020년부터 전략부문장과 그룹의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 팀장을 담당하며 한화의 미래사업을 이끌고 있다.

사업 정관 개정으로 성장동력 확충에 나선 기업들도 다수다. ㈜두산은 주총에서 문홍성 CBO(최고사업책임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의료기기와 자동판매기 운영업을 회사 목적에 신규 포함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의약품 용기 회사 ‘SiO2 머티리얼즈 사이언스’에 1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의약품 용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위해서다. 자회사인 두산중공업도 주총을 통해 사명을 ‘두산에너빌리티’로 변경했고, 두산퓨얼셀은 친환경 자동차부품·선박용기자재 제조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신설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도 친환경 및 나노섬유와 관련 제품의 연구, 제조 가공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및 친환경 사업 강화 차원에서다. 또 이날 주총에서 골프웨어 브랜드(WAAC) 사업도 분할하기로 했다.

DB하이텍은 탄소 배출을 줄이는 사업목적을 추가하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본격화했다. 사업 정관에 ‘이산화탄소 포집, 활용, 저장 및 탄소자원화 사업, 온실가스배출권 관련 사업 등 탄소중립사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회사 측은 “아직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환경 등 사회 등을 감안한 반도체 사업을 하려는 의지”라고 말했다.

지난해 LG로부터 독립한 LX그룹의 지주사 LX홀딩스는 이날 주총에서 노진서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한편, 사업목적에 금융업을 추가했다. 이를 두고 LX홀딩스가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설립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LX홀딩스가 CVC 설립시 구본준 회장의 장녀 구연제 씨의 경영 참여 여부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구씨는 범 LG가인 벤처캐피탈 LB인베스트먼트에서 인턴 생활 후 현재 마젤란기술투자에서 재직 중이다.

㈜LG는 이날 주총에서 하범종 경영지원부문장(사장)과 한종수 한국 CFO(최고재무책임자)협회 부회장을 각각 사내·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HMM은 이날 김경배 전 현대위아 대표를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아울러 1주당 6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하기도 했다. 2011년 이후 11년만의 첫 배당이다.

서경원·원호연·김지헌·주소현 기자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