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판’ 검찰의 칼날 어디로

추미애 고발 사건 중앙지검 계류

KBS 등 고소 사건 남부지검에

독직폭행 정진웅, 28일 2심 선고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 [연합]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 [연합]

2년간 계속된 ‘채널A 사건’ 수사가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검언유착’이라고 불린 의혹 사건 자체는 종결됐지만 이 사안을 둘러싼 기획성 무고 여부 및 명예훼손 등 법적 책임을 가리는 작업은 계속될 전망이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이선혁)가 채널A 기자들과 공모해 취재원을 협박하는 데 가담한 혐의로 고발된 한 검사장 사건을 6일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하면서 그동안 검언유착 의혹으로 불려온 사건은 모두 마무리됐다. 2020년 4월 7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고발로 수사가 시작된 이후 2년이 걸렸다.

이 사안은 강요미수라는 혐의나 사건 자체의 구조로 볼 때 종결까지 지나치게 오랜 시간을 끌었다는 게 형사사건 전문가들의 지배적 평가다. 한 검사장에 대한 무혐의 종결 이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 검사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문제를 언급한 검찰에 “아쉽다”고 한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사건에 정통한 한 중견 변호사는 “말이 2년이지 강요미수라는 혐의를 생각하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검찰 수사가 이뤄졌다”며 “박 장관의 말대로라면 포렌식 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해 10년이고 20년이고 수사해야 한다는 것인데 묵비권을 인정하지 말자는 것과 다르지 않고, 형사법의 기본을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한 검사장 휴대전화 포렌식을 무혐의 원인으로 삼는 주장들과 달리, 2020년 수사를 맡았던 정진웅 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당시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다수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 전 부장검사는 2020년 7월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 “수사과정에서 다수의 중요 증거를 확보해 실체적 진실에 상당부분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이 사안을 ‘검언유착’이라 규정하며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의 언급과 달리 언론인들은 1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유착의 상대방으로 지목된 한 검사장과의 공모는 2년의 수사로도 드러나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이 사안이 검언유착으로 불리면서 대대적인 수사가 이뤄지고 정치적 쟁점으로 번진 과정에서 불거진 법적 책임을 가리는 일이 남았다고 지적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광풍에서 숟가락을 얹고 사실을 왜곡한 사람들에 대해 최소한의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검찰총장 지휘를 배제하는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던 추 전 장관은 2020년 6~7월 시민단체로부터 피의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됐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추 전 장관이 국회에 출석해 사건 관련 내용을 공표했다고 주장했다. 또 추 전 장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제는 검언유착이다”라며 “검언이 처음에는 합세해 유시민 개인을 저격하다가 그들의 유착 의혹이 수면위로 드러나자 검찰업무를 지휘감독 하는 법무부 장관을 저격하고 있다”고 적은 것이 한 검사장과 채널A 기자들의 명예를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들은 중앙지검 형사1부가 맡고 있다.

한 검사장이 KBS 관계자와 수사기관 관계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서울남부지검에 계류 중이다. KBS는 문제가 된 2020년 2월 한 검사장과 채널A 기자들의 대화를 두고 ‘이모 전 채널A 기자가 총선을 앞두고 한 검사장을 만나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신라젠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하자고 공모한 정황이 확인됐다’는 내용 등을 그해 7월 보도했다. 하지만 이후 공개된 녹취록이 공개됐고 해당 내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검사장은 실재하지 않는 내용을 당사자 확인없이 누구한테 듣고 보도한 것인지 밝혀야 한다며 KBS 관계자들과 수사기관 관계자 등을 고소하고, 보도 관계자들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한 검사장 휴대전화 유심 압수수색 과정에서 벌어진 독직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진웅 전 부장검사는 오는 28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1심에선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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