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일 美 라스베이거스 BTS 콘서트
전세계 아미들 집합…도시는 보랏빛 축제
벨라지오 분수 방탄노래 맞춘 물줄기 쇼
공연장서 5㎞구간 ‘더 시티 프로젝트’
사진전·팝업스토어·레스토랑 BTS 체험
팬들에겐 새로운 경험·BTS는 팬덤 확장
“우리가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돼.”
아미와 방탄소년단(BTS)이 다시 만났다. 라스베이거스의 아미들은 한글로 또박또박 쓴 손팻말을 들고 방탄소년단이 이름을 연호했다. 지난 9일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콘서트에 리더 RM은 첫 곡을 마친 후 벅찬 표정으로 관객들을 마주 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사막의 기적’이라고 하던데,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겐 기적이다”라고 했다. ‘미라클’이라는 한 마디에 아름다운 하모니를 내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심장’, 잠들지 않는 ‘밤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화려한 밤은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만난 이 순간이었다. 덕분에 지금 라스베이거스는 ‘보라해거스(Borahaegas : 방탄소년단과 팬들이 ‘사랑해’의 의미로 쓰고 있는 ‘보라해’와 라스베이거스의 합성어)다.
지금 라스베이거스는 온통 ‘BTS’는 바다에 빠졌다. 지난 8일부터 시작, 오는 15~16일로 마무리되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열리는 이곳은 보랏빛 도시다. 전 세계에서 라스베이거스를 찾아온 아미들의 열기에 현지에서도 적잖이 충격에 빠졌다. 휴가차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호텔을 찾은 다니엘 볼닝(53)은 “BTS의 팬은 아니지만 알고는 있다. 딸도 좋아하는데 이렇게 엄청난 인기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아미를 맞기 위해 11개 산하 브랜드 호텔에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을 꾸민 크리스 발디잔 MGM리조트인터내셔널 엔터테인먼트 사업부 부대표는 “그간 수천 건의 행사를 진행했지만 아미가 보여준 열정과 힘은 이전에는 본 적이 없다”며 “라스베이거스 역사상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의 라스베이거스 콘서트는 ‘공연 그 이상’이었다. 콘서트 일정에 맞춰 라스베이거스는 ‘BTS 시티’로 새 옷을 입었다. 라스베이거스의 상징인 벨라지오 분수 쇼에선 매시 정각 방탄소년단의 ‘메가 히트곡’인 ‘다이너마이트’와 ‘버터’가 나왔다.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짜릿한 고음과 함께 최고 약 20m까지 물줄기가 치솟자, 모여든 사람들은 연신 함성을 지르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분수의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끝나도 분수 쇼에선 방탄소년단의 음악이 계속 나올 예정이다. 도시 곳곳에서 사진전, 팝업스토어, 레스토랑이 열린다. 이른바 ‘더 시티(BTS 퍼미션 투 댄스 더 시티-라스베이거스)’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 10월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린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 파이널’공연에서 처음 운영하며 배운 성공 방정식을 라스베이거스에 확장, 적용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선 지난 5일부터 공연이 열리는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을 시작으로 약 5㎞에 걸쳐 중심부인 스트립 지역 인근까지 ‘더 시티’ 프로젝트가 이어졌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MGM리조트 인터내셔널, 얼리전트 스타디움이 힘을 모은 결과다.
▶전시 보고 쇼핑하고…55달러 오렌지색 티셔츠 인기 최고=‘더 시티’프로젝트는 아미들에겐 일종의 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의 설렘과도 같다. 이 프로젝트의 최종 목적지는 ‘방탄소년단 콘서트’로 ‘더 시티’의 모든 일정들은 방탄소년단을 만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에서 방탄소년단을 만나기 위해 온 60대 아미 빅토리아(62)는 “방탄소년단의 전시를 기다리며 더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말했다. 하이브에 따르면 이번 사진전은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시간당 200명으로 관람객을 제한하고 있다. 전날 무려 4800명이 이곳을 찾았다. 하루 이용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라는 것이 하이브의 설명이다.
사진전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의 길 건너편에는 방탄소년단의 팝업스토어(‘BTS POP-UP : PERMISSION TO DANCE in Las Vegas’)가 자리하고 있다. 히트곡 ‘퍼미션 투 댄스’와 ‘버터(Butter)’ ‘다이너마이트(Dynamite)’의 콘셉트에 라스베이거스라는 도시의 특징을 곳곳에 반영한 디자인이 이색적이다. 팝업스토어의 내부는 온전히 방탄소년단을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 구현됐다. 잘 꾸며진 팝업스토어를 나가면 공식상품(MD) 숍을 따로 만나게 된다. 지난 8일 오전 11시에는 이미 200명의 관람객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MD숍에선 방탄소년단을 테마로 한 의류, 팬시 등 다채로운 상품과 공연이 열리는 도시에서만 선보이는 ‘시티 시그니처’상품을 선보인다. 라스베이거스의 도시명을 한글 자음으로만 적은 티셔츠도 이번 팝업스토어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이다. 팝업스토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말리사 가르시아(27)는 “티셔츠는 25~120달러까지 가격이 다양하다”며 “가장 인기가 많은 티셔츠는 ‘퍼미션 투 댄스’라고 적힌 약 55달러 짜리 오렌지색 티셔츠인데 벌써 품절이 됐다”고 말했다. 45달러에 판매 중인 하이브의 로고가 있는 하얀색 티셔츠도 인기가 많은 제품 중 하나였다.
▶‘48달러’ 현지화된 BTS 한식 코스…BTS 메시지 남긴 테마룸=방탄소년단과 함께 하는 여행에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전시 관람과 쇼핑으로 허기진 상태라면, 두 번째 이벤트로 걸음을 옮기면 된다. 만달레이 베이 호텔에 위치한 레스토랑 ‘카페 인 더 시티’다. 이곳에선 평소 국수 요리를 제공하나, 방탄소년단의 공연이 이뤄지는 동안에는 멤버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구성된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방탄소년단이 평소 즐겨 먹거나 ‘달려라 방탄’, ‘본 보야지’, ‘BTS 인더숲’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에서 먹은 음식들이다. 코스는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로 구성, 다양한 요리 중 선택할 수 있다. 에피타이저에선 떡볶이, 모듬 튀김, 김치부침개, 비프 커틀릿 샌드위치, 김밥, 비빔국수 등 여섯 가지 중 하나를, 메인 요리에선 매운 소고기 라면, 갈비찜, 자장면, 김치볶음밥, 후라이드치킨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디저트는 붕어빵, 빙수, 쌀과자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등 세 가지 메뉴가 있었다. 메뉴는 한식이지만, 레시피는 현지화가 됐다. 미슐랭 스타 셰프인 백성욱이 재해석한 요리다. 라면 위에 스팸을 더하고, 김밥에 튀김을 올렸다. 갈비찜에 구운 버섯과 마늘, 튀긴 감자가 더해졌다. 가격은 동일하게 48달러다. 아티스트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상품 사업을 진행하는 이승석 하이브 IPX본부 사업대표는 “팬과 아티스트의 일체감 형성과 교감을 위해 구상한 메뉴”라며 “MGM에서 훌륭한 셰프를 섭외해 메뉴를 본인만의 색깔로 해석했다. 한국인이 먹는 한식과는 거리가 있지만, 현지인들이 먹는 맛을 살린 메뉴”라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 공연이 진행되는 하이브는 세계적인 카지노 호텔 및 리조트 체인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과 함께 산하 11개 호텔을 BTS 테마 객실로 꾸몄다. 발디잔 부대표는 “그동안 이벤트나 컨벤션 행사, 다른 아티스트 등을 위해 특별한 형태의 객실을 준비한 적 있지만, 이 정도 규모는 없었다”며 “아미의 영향력을 알고 있기에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라스베이거스에 다시 오고 싶게 만드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콘서트 이후에도 아미, 하이브와 관계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팬에겐 경험, BTS엔 팬덤 확장…LA 뛰어넘는 경제 효과=이 프로젝트는 공연을 넘어서 ‘경험’에 방점을 둔다. 김태호 하이브 운영 및 비즈니스 총괄(COO)은 “공연이 끝이 아니라 하나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이 프로젝트는 궁극적으로 음악을 기반으로 한 팬 경험을 확장하고, 한 도시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주민까지 즐기는 도시 프로젝트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아티스트들의 팬덤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이것이 우리가 시티 프로젝트를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이유다”라고 강조했다. 이 프로젝트가 세계 유수 호텔 체인,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등과 협업하며 하나의 도시를 바꿀 수 있었던 것은, 하이브가 가지고 있는 슈퍼 IP(지적재산권)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K팝 스타 방탄소년단이라는 존재 때문에 가능했다. 방탄소년단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효과도 상당하다. 앞서 엘에이스트 는 지난해 12월 미국 LA에서 열린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찾은 관람객들이 쓴 비용으로 약 1억 달러(약 1220억원)의 경제 효과가 난 것으로 추산했다. 당시 공연 티켓만 해도 3330만 달(한화 약 394억원)의 수익을 냈다. 라스베이거스 공연에선 5만석씩 채운 4회차 공연이 모두 매진됐고, 공연장 밖에서 유료 생중계 되는 ‘라이브플레이’도 총 4회로 진행, 회차당 1만7000여 명의 관객을 받는다. 라스베이거스에서의 공연만으로 최소 26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이곳을 찾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더 시티’ 프로젝트가 더해진 만큼 기대 효과는 더 크다. 김태호 COO는 “이번 ‘더 시티’ 프로젝트는 공연 관람객, 라이브 플레이 관객, 일반 여행객이 찾으며 20여만 명을 추산하고 있다”며 “당초 기대한 비즈니스 효과와 유사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 LA소파이 스타디움 공연 수익을 뛰어넘는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향후 산하 7개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로 ‘더 시티’ 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라스베이거스(미국)=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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