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5월 초까지 갑작스러운 연차를 통보하는 5년차 미만 인력들은 SK하이닉스 면접에 참석할 확률이 높으니 관심있게 챙겨봐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삼성전자 공지)
삼성전자가 경쟁사에 인재를 뺏길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5년차 미만 경력직 채용 면접 일정을 확정하자 사내 단속에 나섰다. 면접 기간에 연차를 통보한 인력을 예의주시하라며 공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봉, 처우 등이 SK하이닉스에 비해 뒤처지며 인재 이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 면접 일정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익명의 직원들에 따르면, 삼성은 “급작스럽게 면접일정(4월 21일~5월 초)에 근태 변경이나 연차를 통보하는 5년차 미만 인력들은 ‘주니어탤런트’ 면접 전형에 참석할 확률이 높으니 관심있게 챙겨봐 주시면 감사하겠다”라는 내용의 공지를 각 부문장에게 전달했다.
‘주니어 탤런트’란, 5년차 미만 경력자를 대상으로 SK하이닉스가 채용 중인 전형이다. 채용 규모는 세 자릿수로, 합격자에겐 경력 인정과 함께 동일한 처우도 지원된다. 최근 서류 전형 절차를 완료하고 면접 일정을 확정했다.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초까지 순차적으로 면접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이 시기에 연차를 사용한 5년차 미만 직원들이 하이닉스 면접에 참여할 확률이 높다고 보고 관리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실제로 일부 직원은 해당 시기에 연차를 쓸 의향이 있는지 전화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처우 개선을 앞세워 적극적인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최근 600여억원을 들여 임직원 3만여명의 의자를 허먼밀러로 교체했다. 허먼밀러는 ‘의자계 에르메스’로 불리는 초고가 제품으로 개당 250만원이 넘는다. 이달부터는 매달 셋째주 금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하는 ‘해피프라이데이’를 도입했다. 2주 80시간(1주 40시간 기준)의 근로시간을 만족한 일반 기술·사무직 직원들이 대상이다. 지난달에는 사업부과 관계없이 SK하이닉스 전 직원이 기본급 200% 수준의 특별축하금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경쟁사들의 파격 정책에 내부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SK하이닉스가 2021년분 성과급을 연봉의 50%로 책정해 지급했다. 하이닉스 신입 초봉(5040만원)은 삼성전자(4800만원)를 이미 뛰어넘었다. 비슷한 연봉이라면 처우 개선에 적극적인 하이닉스로 이직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때문인지 삼성전자는 아직 올해 임금인상률을 결정하지 못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임직원 임금을 평균 7.5% 대폭 인상했지만,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평균 8% 올렸다. 자칫하다간 경쟁사에 인재를 대거 뺏길 위기여서 올해 삼성 연봉 인상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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