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우조선과 2800억 공급계약

현대重·대우 합병 무산 수주 회복

선박용 엔진을 두고 현대중공업과 경쟁관계인 HSD엔진이 올해에만 대우조선해양과 2800억원 이상 납품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그룹의 합병 성사 시 HSD엔진의 대우조선해양 물량이 점차 줄 것으로 관측됐지만, 최근 잇따라 계약을 성사시키며 HSD엔진이 여전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무산시킨 유럽연합(EU)의 불허 결정이 HSD엔진에는 호재가 되고 있는 셈이다.

HSD엔진은 지난 18일 433억원 규모의 선박용 엔진을 대우조선해양이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뒤, 다시 이틀만인 20일 1165억원의 추가 계약 사실을 공시했다. 올 1월(683억원)과 지난 13일(528억원) 계약까지 합산시 올 들어서만 벌써 2809억원 규모의 납품 실적이다.

HSD엔진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중 대우조선해양이 차지하는 비중은 13.6%다. 그러나 이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대비, 매출 다변화 노력에 따른 것으로 과거부터 HSD의 최대 납품처는 대우조선해양이다. 2021년에는 대우조선해양 비중이 33.6%로 가장 높았고, 2020년에는 42.3%로 큰 격차로 1위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자체 엔진기계사업부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인수시 HSD엔진 제품을 점진적으로 자사 엔진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것이다.

HSD엔진(창원 소재·사진)은 저속엔진 부문 세계 시장점유율 2위(약 20%) 기업이다. 1983년 한국중공업(두산중공업의 전신) 엔진사업으로 시작했고, 외환위기 이후 1999년 한국중공업 분리 과정에서 삼성중공업과 대우중공업(현 대우조선해양) 엔진 부문을 모아 HSD(한국·삼성·대우의 영문 앞글자)엔진으로 변신했다. 이후 2005년 두산엔진으로 사명을 변경하고 2011년 국내증시에 상장됐다. 그러다 두산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2018년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다시 기업명이 HSD엔진으로 변경됐으며, 지난해에는 선박엔진 부품업체인 인화정공이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HSD엔진은 지난해 약 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8% 가량 감소한 규모로 조선업황 부진 영향을 그대로 받았다.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율 확대, 재료비 상승으로 인한 충당금 반영 등으로 영업 손실 38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됐다. 그러나 최근 조선업체 수주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올해는 다시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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