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
“이런식의 업무 위험” 용산이전 계획 작심 비판
“광화문 대통령 시대 공약 못지킨것, 잘된 결정”
“청와대 더이상 구중궁궐 아냐 '이전' 중요하지 않아”
尹선제 타격 발언에 대해서는 “지도자 답지 못해”
“트럼프는 좋게 생각”, 김정은은 '평가유보'
“지금 방전 상태, 계획 없는 것이 계획”
[헤럴드경제=박병국·신대원·박상현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마땅치 않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당선인의 북한을 향한 발언에 대해서도 "지도자 답지 못하다"고 했다. 후보시절 '여성가족부폐지'공약을 내건 윤 당선인을 '막무가내였다"며 폐지 공약 자체에 대해서도 "맞지 않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26일 손석희 전 앵커가 진행하는 '대담, 문재인의 5년' 에서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과 지난 5년간의 대북정책, 한중일 외교 등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그간 문 대통령이 참모진을 공식 회의상이나 참모진을 통해 내놓는 메세지 보다는 수위가 높은 발언들이었다.
▶“이런식의 업무 정말 위험" 尹당선인 집무실 이전계획 작심비판…"'광화문 대통령 시대 못 지킨 거슨 잘한 결정"=문 대통령은 "개인적으로는 그 새 정부의 집무실 이전 계획이 별로 마땅치 않다"며 "집무실 옮기는게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지인지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지금 우리 이제 안보 위기가 가장 고조되는 정권 교체기에 그냥 '(국방부 등에) '3월말까지 나가라 방빼라, 우리는 5월10일부터 업무시작 하겠다' 이런 식의 업무추진은 정말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라도 청와대 있지 못하겠다, 이런 류의 결정과 추진 방식은 참 수긍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후보시절 내건 '광화문 대통령 시대' 공약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는 "공약에 얽매이지 않고 그렇게 결정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구중궁궐 청와대'의 이미지를 벗은 이번 정부에서는 집무실 이전이 필요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원래 박근혜 정부의 구중궁궐을 비판했던 것인데, 청와대 비서실장조차 대통령이 어디있는지 알지 못했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거기에서 벗어나서 국민 속에 들어가겠다는 뜻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굉장히 많은 국민과 직접적 소통 있었기 때문에 구중궁궐 이미지는 없어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광화문시대를 우리는 공약했지만 국민들은 그걸 크게 중요 과제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런 상황에서 굳이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면 비용이 들기 마련이고 행정혼란이 초래될수밖에 없다"고 했다.
▶여가부 공약 내건 尹향해 "막무가내", '선제타격' 발언에는 '지도자 답지 못해"=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로서는 여가부가 오히려 더 발전해 갈지언정 폐지는 맞지 않다'고 의견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고"고 말했다. 특히 "당선자가 초기에는 (공약에 대해) 막무가내였다"며 "운동 중에 했던 거니까 그랬다 치고 만약에 당선인으로서 정부조직을 그런식으로 막무가내 개편하려 했다면 그냥 반대를 넘어서 기자회견이라도 해야될지 모른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당선인 측에서도 여러가지 숙고를 하는 거 같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의 북한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작심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이 후보시절 했던 '선제 타격'발언과 당선 후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의장 정도가 할 발언"이라며 "국가 지도자로서는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어 "언젠가는 새 정부도 북과 대화를 복원해야한다"며 "그때를 생각한다면 말 한마디가 대화를 어렵게 만들수도 있고 그만큼 긴장을 고조 시킬 수 있단 점을 늘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선자가 북한과 상대해본 또는 외교 경험 없어서 그런 거라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 빠르게 대통령 답게 대통령의 모드로 빨리 돌아가야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좋게 생각한다" 김정은은 '평가 유보', 아베는 "日우경화 심화 시켜"= 이날 대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등 외교 파트너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한다고 평가한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의 지도자 또는 세계적인 지도자로서의 평가는 제가 평가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다만 한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만큼은 저는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북미정상회담이란 게 미국 내에서 북한과 협상에 대해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며 “그런 것을 무릅쓰고 실무적 합의 과정 없이 탑다운 방식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나 설득해보겠다고 생각한 것만으로도 상당히 대담한 발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방위비분담금 문제가 해결 안 된다고 무역보복한다든가 다른 문제를 교섭한다거나 그런 것 없이 상황별로 분명히 구분하는 그런 점이 상당히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와 관련 여전히 긍정적이냐는 질문에 잠시 침묵하더니 “평가를 안 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금은 평가하기에 적절한 분위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가 당연히 대화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미국과 긴밀한 공조 속에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북한도 빨리 대화의 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그런 하나의 길목에 있는 상황인데 북한이 대화라는 합리적인 선택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아베 전 일본 총리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하면서도 “아베 정부 시절에 한일관계가 더 나빠졌다 일본 우경화가 심해졌다 그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대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한미동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이라며 “그러나 중국은 국경 접하고 최대 교역국. 중국과도 좋은 관계 유지해야 한다. 그 이상 다른 답은 없다”고 말했다.
▶"완전히 방전된 느낌, 계획 업는게 계획"=문 대통령은 퇴임후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은) 완전히 방전된 배터리같은 느낌”이라며 “계획이 없는게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 찾은 지지자들과 만나기도 했다고 손 전 앵커가 말하자 “그렇게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그렇게 하다 보니 또 찾아온 분들이 기다리지 못하고 ‘대통령님 나와주세요’하면 밀려서 나가기도 했다”면서 “한편으로는 좋아하면서도 그렇게 매이게 된 것을 힘들어 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저는 그렇게 안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어떤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이 나오자 짧은 한숨을 토한 뒤 “어쨌든 ‘열심히 하고 고생했다’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되게 고맙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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