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위해 의원입법 제동장치 필요
올 들어 국내 기업들이 발표한 투자 계획 중 60% 가량이 3월 대선 이후 발표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만 해도 위축 분위기를 면치 못했던 기업들의 투자가 선거를 기점으로 조금씩 활기를 보인 것이다. 이에따라 기업친화정책을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22일 기준, 올 들어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중 23곳이 설비투자에 대한 공시(신규시설투자·유형자산취득)를 했다. 이중 57%에 해당하는 13곳이 지난 3월 9일 이후 투자 사실을 발표했다. 올 들어 신규시설투자 계획을 밝힌 17개 기업 중 9곳은 선거 이후 이 사실을 공시했다.
삼양그룹의 음료·패키징 계열사 삼양패키징은 지난달 23일 아셉틱(Aseptic·무균충전) 라인 증설을 위해 61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아셉틱 음료 시장 성장에 따른 생산 여력 확대를 위한 것이다. 체외진단 전문기업 SD바이오센서도 지난달 29일 1880억원을 투입, 충북 증평공장에 생산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하림그룹의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도 지난 13일 LNG(액화천연가스) 운송 사업 확대 차원에서 LNG선 건조를 위해 2560억원 규모의 투자 소식을 전했다.
반도체 회로기판 제조업체인 대덕전자 역시 지난 21일 27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고부가가치 비메모리 반도체용 대면적 패키지 기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유형자산취득 사실을 금감원에 보고한 6개 기업 중 4곳도 선거 후 이를 진행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9일 4260억원을 들여 인천 송도에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한신기계공업도 지난 8일 생산설비 증설을 위해 92억원을 들여 경기도 안산에 있는 연하기전의 토지·건물을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사업확장을 위한 기업들의 인수·합병(M&A)도 작년보다 활발해진 모습이다.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기재정정 포함)을 공시한 곳(유가증권시장 기준)은 총 155곳으로 작년 같은 기간(102건)보다 52% 가량 늘었다. SK㈜는 지난 26일 전기차 핵심 부품인 실리콘카바이드(SiC·탄화규소) 전력반도체를 생산하는 예스파워테크닉스의 96% 지분을 1200억원을 들여 매입한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도 지난 20일 미국 화장품 업체인 ‘더크렘샵’의 지분 65%를 1485억원에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실효성 있는 규제완화를 위해서는 의원입법에 대한 제동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지난 25일 “지금 규제를 가장 많이 만드는 곳이 국회”라며 “새로운 규제들이 아무런 제한 없이 만들어지는 걸 막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규제개혁 평가를 받은 법안만 법제사법위원회로 가도록 하는 등의 장치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회가 운영하는 규제정보포털에 따르면 현 21대 국회 중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통해 총 212개(4월 현재)의 기업규제 법안이 발의됐다. 이를 통해 탄생한 기업규제수는 480개다. 회기가 아직 반환점도 돌지 못했지만 규제수는 벌서 20대 국회(679개·산자위 기준)의 70% 수준을 넘어섰다. 서경원 기자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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