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7일(현지시간) 러시아를 태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법률 검토를 조심스럽게 하고 있는 사안인데, 하원의장이 힘을 실어주면서 탄력을 얻을 계기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MSNBC에 출연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에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달라는 요청을 한 점에 대해 질문을 받자, “나는 그걸 옹호해왔다. 러시아가 테러지원국에 오르지 않는다면 그 목록을 찢으라”며 “자국 군인이 그러한 폭력 행위를 하게 한 국가의 대통령이 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목했다.
펠로시 의장은 정치적 ‘앙숙’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2월 4일 미 의회에서 한 국정연설이 끝나갈 무렵 연설문 사본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뒷통수에 대고 찢어버린 전례가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것과 관련, “우크라이나 국민의 용기와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에 존경과 찬사를 보냈다”고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걸 검토하고 있지만 속도는 더딘 편이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달 27일 열린 상원 청문회에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왜 아직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우린 그걸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법률 전문가들이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테러지원국 지정을 위해선 해당 정부가 국제 테러 행위를 반복적으로 지원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해당 국가의 미국 내 자산 동결, 민간·군수용으로 사용 가능한 이중용도 기술 수출 금지, 해당 국가와 거래하는 나라에 대한 경제 제재 등을 할 수 있다. 현재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 등재된 국가는 북한, 쿠바, 이란, 시리아 등 4개국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 국가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려는 결정은 일단 등재되면 쉽게 해제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은 2004년 사담 후세인 정권이 전복함에 따라 이라크를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바 있다. 이렇게 한 번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면 정권 교체와 같은 특별한 사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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