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3월 정치인 여성 혐오표현 보도 무려 3351건
인권위원장 성명 “선거 기간 정치인 혐오표현에 집중”
지선 선거운동 기간 중 혐오표현 자제 요청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지난 3·9 대선 전후 석 달간 여성, 장애인 등을 향한 정치인의 혐오표현을 그대로 사용한 언론 보도가 3400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9일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을 앞두고 혐오표현을 지양해야 한다고 요청하고 나섰다.
18일 인권위가 대선 선거운동 기간 중이었던 지난 1~3월 전국·지역 일간지, 방송사, 전문지 등 54개 언론사의 ‘정치인 혐오표현 보도’ 현황을 점검한 결과 여성에 관한 혐오표현 보도는 3351건에 달했고, 장애인과 이주민에 관한 혐오표현 보도는 각각 39건, 96건으로 파악됐다. 인권위는 점검을 위해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를 이용했다.
보도 내용은 대체로 여성, 장애인,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편견에 근거한 정치인의 발언을 그대로 제목, 내용으로 사용한 것이었다.
정치인의 혐오 발언과 혐오표현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한 보도는 10건 이하에 불과했다. 특히 여성혐오 관련 보도의 경우, 정치인의 여성혐오 표현을 무분별하게 옮겨쓰거나, 여성가족부 관련 사안을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는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는 행태를 보였다고 인권위는 지적했다.
어떤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행태에 대한 비난을 ‘벙어리’로 표현하고, 이주민에 대한 근거 없는 부정적 관념을 드러내는 말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한 보도도 적지 않았다.
송두환 인권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혐오표현은 대상 집단에 대한 차별을 공고화하고 불평등을 지속시키는 효과를 낳는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혐오표현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송 위원장은 “특히 정치인의 혐오표현은 대상자에게 더욱 직접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급속히 재생산되며 사회적 파급력도 크다”며 “그로 인한 해악도 더 커지는데, 정치인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선거기간에 가장 집약적으로 혐오표현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혐오표현은 대상 집단 구성원의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공론의 장을 왜곡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포용사회로의 통합을 저해한다”며 “민주주의 가치 실현을 위한 직접적인 행위자인 정치인들은 이러한 혐오표현을 제어하고 대응할 사회적 책임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송 위원장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나선 각 정당, 후보자, 선거운동원, 일반 시민 등 모두가 선거 과정에서 혐오표현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이번 선거를 다양성과 인권 존중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가치가 실현되는 민주주의의 공론장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기를 적극 요청한다”고 밝혔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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