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빼곤 아무것도 없는 무너지던 산골 마을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마을은 쓰레기로 버려지던 목재 제작 중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해 에너지를 생산, 지역사회 공급은 물론 전력회사에 전기를 내다팔고 있다. 바이오매스 산업의 롤 모델이 된 일본의 마니와시 이야기다. 산골마을 재생의 중심엔 메이켄공업이 있다.

메이켄공업은 일본 제재소의 몰락과 궤를 같이 한다. 아름드리 나무가 빽빽한 산림 자원에도 값싼 해외 목재가 대거 수입되자 많은 제재소들이 몰락했다. 침체터널에 빠진 메이켄공업은 살 길을 찾기 위해 공부회를 조직했고, 제재때 나오는 껍질·찌꺼기·톱밥 등을 폐기물이 아닌 가치물로 바꾸는 혁신에 나섰다. 연간 4만톤에 달하는 나무쓰레기를 활용, 바이오매스 발전은 물론 남는 양을 원통형 펠릿으로 만들어 내다팔고 있다. 발전 사업이 커나가자 고용창출과 소득증대로 지역경제가 되살아났고 타지인들도 유입됐다. 비어가던 동네가 오고 싶어하는 마을로 바뀐 것이다.

돈과 사람은 같이 간다. 지역의 쇠퇴는 인구변화와 관련이 있다. 출생률이 0.7명으로까지 떨어지고, 인구가 줄어 지방소멸이 현실화하고 있는 한국에 초고령사회와 지방소멸을 앞서 경험한 일본의 대안 사례들은 관심을 모은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펴낸 ‘소멸 위기의 지방도시는 어떻게 명품도시가 되었나?’(라의눈)는 소멸 위기에서 부활한 일본의 명품도시 8곳을 선정, 지역활성화의 씨앗이 어떻게 뿌려지고 어떤 노력으로 열매를 맺었는지 탐색한 현장보고서다.

그 중 과거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와 큐슈 등 중동남부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였으나 지금은 쇠락한 인구 4만, 그것도 지자체 인수합병으로 끌어모은 도시인 단바사사야마시는 방치된 옛민가를 재생시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옛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에도 시대의 고민가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이 마을은 많은 지역 단체와 자원봉사자가 움직이며 공동체를 유지하는 게 특징이다. 보건, 복지, 환경, 마을 만들기, 식문화 계승 등 모두 126개 단체가 활동중이다.

던바사사야마시는 역사적 보존지구에서 왕왕 부딪히는 문화보호와 개발 건축 제한 등 경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보여준다. 전주, 안동 등 한국의 보존지구는 관람 위주에 관련기념품도 중국산이 태반인데다 무국적의 길거리 음식이 넘친다. 정주인구는 떠나고 외지 상인이 점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단바사사야마는 다르다. 보존도 중요하나 활용도 포기하지 않는다. 단순 관람에 그치지 않고 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경험 관광을 제공한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 모두 지역주민이다. 고용창출을 통한 경제자립의 순환시스템이 구축되고 관광객들은 마을의 속까지 경험하게 된다.

이 마을은 최근 유입인구가 늘어나고 있는데 대부분이 청년들이다. 책에는 이 밖에도 콤팩트시티의 교과서인 도야마, 몰락한 상점가를 일으켜 세운 마루가메, 가진 것이 없다는 데서 출발한 홋카이도의 사진 마을 히가시카와 등 현장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특히 한국에 접목할 만한 부분을 눈여겨 본 점이 돋보인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소멸 위기의 지방도시는 어떻게 명품도시가 되었나/전영수 외 지음/라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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