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의무 해제 한 달 풍경

‘마스크 진상’에 운전기사·자영업자 ‘진땀’

마스크 관련 민원도 꾸준하게 접수

시민들, 생각 바뀌어…“‘노마스크’에 적응”

실외 마스크 제한 해제 첫날인 이달 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한 학생이 마스크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
실외 마스크 제한 해제 첫날인 이달 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 한 학생이 마스크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1. “대놓고 마스크 안 쓰는 사람이 늘었죠. 특히 취객 중에 ‘노(NO)마스크’ 손님이 많아졌습니다. “마스크 써 달라” 해도 못 들은 척 하세요.”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에 있는 A편의점의 점주는 요즘 손님들과 실랑이하는 횟수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실외 마스크 해제로 손님이 늘었지만 그만큼 ‘마스크 진상 손님’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2. 서울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박모(51) 씨도 마스크 미착용 승객 때문에 종종 곤란한 일을 겪는다. 박씨는 “담당 버스가 도봉산을 지나가는데 마스크를 안 쓰고 탑승하려는 취객·등산객을 만난다”며 “대부분 손님들은 방역수칙을 지키는데 가끔 안 지키는 분을 만나면 힘들다. 적반하장으로 기사에게 화내거나 때리려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실외 마스크 해제 기간이 길어지면서 ‘마스크 진상 손님’이 늘고 있다. 이달 2일부터 실외·실내 마스크 정책이 달라지면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다. 과거와 달리 시민들의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생각이 바뀌면서 대중교통 운전기사·자영업자의 고충이 깊어지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뒤 맞는 첫 휴일이자 어린이날인 이달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시민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뒤 맞는 첫 휴일이자 어린이날인 이달 5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시민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

31일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포털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 해제 후 전국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해 대비 증가했다. 이달의 경우 ▷2~8일 전년 대비 19.4% ▷9~15일 20.9% ▷16~22일 17.8% 각각 늘어났다. 거리두기·실외 마스크 해제가 사장님들의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방증인 셈이다.

반면 매출과 함께 실외 마스크 해제 이후 직원들의 고충·마스크 관련 민원도 함께 늘었다. 서울시 전자민원 ‘응답소’에는 이달 한 달 간 ‘버스에서 마스크를 미착용했다’ 등 마스크 관련 민원이 매주 30~40건 접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달 들어 ▷첫째 주 29건 ▷둘째 주 36건 ▷셋째 주 47건의 관련 민원이 접수되는 등 증가세가 뚜렷했다.

직원들의 감정노동도 증가했다. 알바천국이 최근 전국 알바생 105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2.4%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헤제로 인해 고충이 생겼다’고 답했다. 가장 큰 고충은 ‘감정노동 증가’가 65%로 많았고,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안내하는 일이 늘었다’는 답이 64.5%로 뒤를 이었다.

‘노마스크 손님’이 늘어난 데는 시민들의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전과 달리 유연해진 탓이 크다. 시민들은 마스크 미착용에 익숙해지면서 이전만큼 마스크를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직장인 권신엽(27) 씨는 “처음에는 마스크를 안 쓰면 어색했는데 날이 더워지기도 했고, 미착용이 익숙해져서 요즘은 마스크를 벗고 다닌다”며 “코로나 확산세가 누그러진 만큼 이제 실내 마스크 정책도 변화를 줄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시민도 많았다. 직장인 김모(40) 씨는 “집밖을 나가면 무조건 착용한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만나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마스크 관련 규정을 쉽게 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당분간 실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할 전망이다. 이달 20일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질병관리청 감염병위기대응국장)은 “실내 마스크 해제는 최종 단계에서 고려 가능한 조치”라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