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불안이 커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을 단번에 무너뜨린 40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의 역습에 혼란스러운 상태이다.

‘글로벌 경제 1타 강사’‘Fed(연준) 전문가’로 불리는 오건영 신한은행 WM그룹 부부장은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페이지2북스)에서 지금의 빠르고 강한 인플레이션을 만든 요인은 무엇인지, 성장과 물가를 다 잡는 연준의 전략은 무엇인지 알기 쉽게 들려준다.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복합적이다. 코로나 19 상황에서 과도한 돈풀기와 성장에 방점을 두고 물가상승을 좌시했던 연준,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불안감에 무너진 공급망, 생계지원과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일터를 떠난 근로자들이 복귀하지 않으면서 올라버린 임금,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생산 등이 얽혀 ‘대 인플레이션의 시대’였던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인플레이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저자는 우선 물가와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연준의 전략을 꼼꼼히 살핀다. 지난해 물가상승에도 경기 부양책을 놓치 않았던 연준이 올들어 성장을 포기하면서 인플레이션 잡기에 나선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의 고질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 고착화될 경우 약간의 경기 부양책에도 발목을 잡는 과거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방향은 실물경제 데이터를 보면서 그때 그때 ‘겸손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전략이다. 실물경제의 성장세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네 차례, 다섯 차례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이 꺽일 때까지 민첩하게 다가서겠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다 경제성장까지 망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게 핵심이다.

저자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을 조심스럽게 전망, “중기적으로는 현재의 물가 상승세가 안정되면서 1970년대와는 다른 흐름이 나타나리라”고 본다.

인플레이션 국면에 현명한 투자방법도 조언하는데, 글로벌 전체에서 가장 차별적인 성장성을 갖춘 미국 대형 성장주와 원자재 분산 투자를 권한다. 다만 쏠림은 경계한다. 인플레이션 환경이 갑자기 바뀌어 투자자금이 역류하게 되면 강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이 책의 미덕은 고등학생도 술술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차근차근 설명해 놓은 점이며, ‘연준독법’도 설득적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오건영 지음/페이지2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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