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한번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자’

시계추처럼 살지말자

셀위댄스 포스터.
셀위댄스 포스터.

[헤럴드경제(성남)=박정규 기자] 1996년 일본 열도를 폭발시킨 한국판 영화 쉘위댄스(Shall We Dance) 포스터 위에는 이런 문구가 써있다. ‘다시한번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자’라는 글귀다. 일본판 문구는 좀 다르다. 이 영화는 일본인 220만명이 본 흥행작이다. 영화를 본 사람은 스크린으로 흡입돼 묘한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만큼 힘든 인생을 살고있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이다. 주인공은 시계 바늘이 밤 9시를 가르키면 어떠한 유혹(술)도 물리치고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회사원이다.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던 중년남성 스기야마는 어느날 사교댄스를 배우면서 인생읭 활력을 되찾는다는 내용이 줄거리다. 쉘위댄스가 흥행에 성공하자 리차드기어 주연 할리우드판 리메이크작 쉘위댄스 등이 쏟아져나왔다. 그만큼 지쳐있는 인생에 허덕이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누군가 꿈꿔왔지만 남 눈치에, 형편상, 아이들때문에… 기계적 삶을 살고있는 중년에게 에게 아주 작은 소소한 행복의 반경을 줄 수있는 인생영화였다. 나는 이 영화를 7번이나 내리봤고, 지금도 가끔 찾아본다. 춤을배우고 싶어도 ‘바람났냐’는 핀잔이 두렵고, 늦은 나이가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하는 지친 인생을 사는 사람에겐 더 늦기전에 ‘내 인생의 주인공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 한번뿐인 인생이고, 타인은 지옥인 것을 알고도 반복된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중년들에겐 작은 일탈은 변화를 일궈낸다.

#1.은수미 성남시장은 1963년생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불출마 선언했다. 감옥생활부터 국회의원, 성남시장까지 줄곧 정치판에서 살아왔던 그의 시장 4년 대외적 이미지는 수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이다. 그의 입장에서 보면 가까운 지인이나 비서의 ‘배신’으로 굴곡된 임기를 보냈다. 며칠전 그와 식사를 할 기회가 있었다. 친구 몇명과 휴양림에 모여 “내가 뭘 잘 못 잘살았느냐”라는 토론아닌 토론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아직 사법당국의 수사가 남아있지만 두려워하는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주변 사람들의 경찰 진술서를 보면서 배신과 음모도 찾아낼 수 있었다고 했다. 역시 사람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은수미 성남시장 쉘위댄스.
은수미 성남시장 쉘위댄스.
은수미 성남시장 막춤{?)[페북 캡처]
은수미 성남시장 막춤{?)[페북 캡처]

#2.춤 얘기가 나와서 은수미 시장의 춤을 올린 페이스북을 어제 찾았다. 그는 “쉘 위 댄스 오래간만에 몸 좀 풀었습니다. 수진쉼터에서 우리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 쌓았습니다. 진짜 아이키우기 좋은 성남을 위해 선생님들 더 애써주십시오. 항상 고맙고 감사한 마음 아시죠?”라고 했다. 은수미의 쉘 위 댄스 사진도 있었지만, 막춤도 공개됐다. 중요포인트는 그가 정말 오랫만에 활짝 웃었다는 점이다. 인상적이었다.

#3.중년에겐 갑작스러운 무력감이 종종 찾아온다.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가족 누구에게도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무게감을 혼자 감내하기도 한다. 남자들이 ‘자연인’ 이라는 드라마에 몰입하는 이유와 같다. 현실 도피는 상상속에서만 가능하다. 가족이 없다면, 혼자 살았더라면 이보다 더 힘들지 않았을텐데…라고 생각하는 중년남자들이 의외로 많다. 비록 성공적인 삶을 살고있다고 외부에서 평가를 해줘도 혼자만이 갖는 고독은 늘 응어리로 가슴 한켠에 남는다. 그렇게 살다가 별 수 없이 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지 않는가. 다시한번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보자. 타인의 시선을 두려워하지않을때 시계추처럼 살아가는 인생에 변화가 일어난다. 한번 뿐 인 인생 뭘 그리 두려워하나. 삶의 공백을 깨달은 중년에겐 잃어버린 열정을 되찾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