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 “강성 지지층 행태 도 넘어” 지적
野원로 유인태 “팬덤 영향 탓에 선거 3연패”
이재명 측근 김남국도 SNS 통해 자제 촉구
“더 존중하는 마음으로 포용 간곡히 부탁”
대선·지방선거 패배 수습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에서 강성 팬덤 지지층에 대한 논쟁이 잇따르고 있다. 이재명 의원의 2030 여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 등이 이 의원의 정치적 경쟁자들을 비난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핵심이다.
다만 ‘문파’ 불리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팬덤도 문자폭탄을 쏟아냈었다는 점, 강성 지지층이 결국 민주당의 코어(핵심) 지지층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느 한 계파의 문제로 몰아가거나, 이들을 무작정 배척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지역구 사무실에 3m 길이의 비난·조롱성 대자보가 붙은 ‘친문’ 홍영표 의원은 9일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소위 말해 강성 지지자들, 팬덤들은 일단은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의도적 좌표찍기를 통해 공격한다. 인신공격 정도가 아니라 협박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한 뒤 강성 지지층이 의회를 점령했던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행태를) 방치하게 되면 미국 의회 점령하듯 간다고 했을 때 우리 민주당이 어떻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겠느냐. 당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해 적극 대처할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홍 의원 사무실 대자보 사건을 두고 “민주당이 선거에서 세 번 연거푸 진 것도 저런 강성 팬덤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강성 팬덤이 있는 게 자산일 수는 있지만 거기에 끌려다녀서는 망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등원 후 현안 언급을 자제해온 이재명 의원도 이날 처음으로 입을 열고 지지층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할 것이다. 모멸감을 주고 의사표현을 억압하면 반감만 더 키운다”고 말했다.
어느 한 쪽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원욱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혐오발언인 수박과 찢을 부르짖는 정치 훌리건들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며 이재명 의원과 이낙연 전 대표를 동시 겨냥했다. ‘수박’은 이낙연 전 대표 측을, ‘찢’은 이재명 의원을 각각 비하하는 표현이다.
강성 팬덤 지지층에게 상처를 입히는 방식이 아니라 집권을 위한 노선·전략에 대한 설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헌기 전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대구에 가서 ‘탄핵의 강을 함께 건너면 내가 젊은 세대를 데려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며 대선 승리 비전과 전략을 핵심 지지층에게 제시하고 설득했다”며 “핵심 지지층을 버리고 집권에 성공할 수 있는 정당은 없다. 중도층을 설득하는 문법이 지지층을 상처 입히는 방식이어야 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두헌 기자·박혜원 수습기자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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