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으로 운송차질
대안 없어 재고누적땐 생산중단
공급대란에 정부와 업계가 매주 생산현황 점검까지 하며 공을 들였던 시멘트산업. 화물연대 파업으로 운송차질이란 ‘암초’를 맞게 됐다. 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육상 물류가 멈춘 것이다.
시멘트는 운송 대안이 없는 중량물이다. 국내에서는 운송 방식에 따라 철도 30%, 해상 30%, 육상 40%의 비중인데, 유통기지에서 건설현장까지 ‘라스트마일’ 공급은 육상운송에 전면 의존한다. 시멘트란 중량물이 최종 수요자에게 공급되는 수단은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란 대형 운송차량 뿐이다. 철도 화차와 선박으론 최종 수요자에게 닿지 못한다. 그래서 각 항만과 철도 역에 시멘트 유통기지(출하공장)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이번 파업에서 화물연대는 의왕 유통기지, 서울 수색 유통기지 등의 진입로를 가로막았다. 국내 7개 시멘트 업체들이 수도권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통로를 막은 셈. 인천, 부산, 목포의 유통기지도 운송이 중단됐다.
현재 BCT 지입차주 중 30~40%가 화물연대 소속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그러나 지난해 파업의 ‘학습효과’로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이들도 사실상 파업에 동참한 형국이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BCT 차주들에게 ‘보복협박’이 난무했다. 이번에도 화물연대와의 마찰을 부담스러워하는 차주들이 운송을 쉬겠다고 업체에 미리 통보할 정도였다.
운송이 막히면서 시멘트 생산도 차질을 빚게 됐다. 시멘트는 습기에 민감한데다 부피도 커 장기재고로 쌓아둘 수가 없다. 때문에 제 때 출하가 되지 않으면 생산도 멈춰야 한다.
충북 단양과 제천, 강원 영월 등 내륙에 위치한 주요 시멘트공장에서는 지난 7일부터 시멘트 출하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업체들이 이달 초 연휴에 미리 대비해둔 시멘트 공급물량은 1~2일치 정도. 규모가 큰 업체들은 사일로 등 적재해놓을 곳을 활용해 3~4일치까지 고객사 유통거점으로 보내놨지만, 이 이상은 쌓아둘 방안이 없다.
업계는 버틸 여력이 짧게는 2일, 길어야 4일이라 본다. 규모가 작은 곳들은 파업이 이틀을 넘기자 출하 중단 등이 이어졌다. 대규모 시설을 갖춘 곳들도 파업 4일을 넘기면 공장을 계속 돌릴 수 없을 것이라 전했다. 오는 12~13일께는 중단된 건설현장이 속출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한 시멘트회사 관계자는 “철도파업은 육송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유통거점부터 현장까지의 운송은 육송만 가능하다. 때문에 육송이 막히면 타격이 크다”고 전했다.
시멘트는 지난해 요소수 파동부터 올해 유연탄가격 폭등, 강화된 환경규제 등의 영향으로 공급부족이 지속됐던 상황. 이에 업계는 수출물량을 내수로 돌리고, 점검 중이던 생산시설까지 조기 가동하는 등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정부도 매주 생산현황을 점검할 정도로 시멘트대란 진화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운송차질로 시멘트대란은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처지다.
도현정 기자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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