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오늘만큼은 마음이 슬퍼도 즐겁게 보내드리자." (코미디언 김학래)
더 이상 특유의 억양을 품은 '전국~노래자랑'이란 말을 생생히 듣지 못하게 됐다. 70년 가까운 세월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전국노래자랑' 사회를 맡은 '국민 MC' 송해가 영면에 들었다.
10일 오전 4시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방송인 고(故) 송해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유족과 지인, 연예게 후배 등 80여명이 고인의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장에선 '송해 1927'에서 발췌한 고인의 생전 육성이 흘러나왔다.
비교적 담담히 영결식을 지켜보던 가족들은 고인의 목소리에 눈물을 훔쳤다. 코미디언 강호동, 최양락 등 후배들은 붉어진 눈시울로 천장을 바라봤다. 송해의 상징인 "전국~"이란 말이 나오자 참석자들은 다 함께 "노래자랑~"이라고 화답했다.
엄영수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은 "선생님은 전국노래자랑에서 출연자와 그냥 대화만 한 게 아니다. 선생님이 거친 그곳들은 재래시장이 되고, 무·배추밭이 되고, 화개장터가 됐다. 모두가 춤추고, 노래하고, 흥겹게 노는 자리를 깔아주신 우리 선생님은 할아버지·할머니를 청춘으로, 출연자를 스타로 만드는 마술사였다"며 송해의 업적을 기렸다.
엄영수가 월남, 상경, 배우 데뷔, 음반 발매 등을 거친 송해의 인생을 '무작정'으로 표현하며 "이번에도 무작정 일어나시라. 일어날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하자 주변에선 옅은 미소가 번지기도 했다.
송해가 각별히 아꼈다는 후배 이용식은 목이 멘 채로 "선생님, 저 용식입니다"라고 말한 뒤 추도사를 읽었다.
이용식은 "이곳에서 전국노래자랑을 많은 사람과 힘차게 외쳤지만 이제는 수많은 별 앞에서 '천국 노래자랑'을 외쳐달라"며 "선생님이 다니시던 국밥집, 언제나 앉던 의자가 이제 우리 모두의 의자가 됐다. 안녕히 가시라"고 했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 회장도 "선생님은 지난 70년동안 모든 사람에게 스승이었고, 아버지였고, 형, 오빠였다"며 "수많은 가수를 스타로 탄생시켜주는 역할을 했다. 진정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설운도, 현숙, 문희옥, 이자연, 김혜연, 신유, 배일호는 고인의 노래인 '나팔꽃 인생'을 조가로 불렀다. 유재석, 조세호, 이수근, 임하룡, 이상벽, 전유성, 양상국 등 후배들이 헌화하고 목례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영결식 뒤 곧바로 발인이 이뤄졌다.
운구의 맨 앞에는 최양락, 양상국이 섰다. 그 뒤 임하룡, 전유성, 강호동, 유재석 등 여섯 명의 코미디언 후배들이 고인을 운구했다.
운구차는 오전 5시40분께 송해가 생전 자주 이용했던 국밥집, 이발소, 사우나 등이 있는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주변 상인, 주민 등 30여명이 미리 거리를 청소하고, 고인이 생전에 즐겨 마신 '빨간 뚜껑' 소주도 준비했다.
영정 사진을 앞세운 운구 행렬은 고인이 생전에 원로 연예인들의 사랑방으로 삼은 '연예인 상록회' 사무실, 송해 흉상 앞에 차려진 임시분향소 등을 들렀다.
KBS 본관 앞에서 '전국노래자랑' 시그널송 연주가 퍼지는 가운데 노제가 열렸다.
송해와 전국노래자랑을 함께 한 신재동 악단이 고인과 함께하는 마지막 연주를 했다. 임수민 아나운서가 사회, 김의철 사장이 추모사를 맡았다.
김의철 사장은 "송해 선생님, 들리십니까. 대한민국 전국 공원에서, 널따란 운동장에서 '전국노래자랑'의 딩동댕 소리가 울렸습니다. 선생님의 작은 거인 같은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고, 국민과 웃던 그 장면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부디 세상의 모든 걱정을 내려놓고 편히 영면하소서"라고 했다.
고인의 유해는 생전에 '제2의 고향'으로 여긴 대구 달성군의 송해공원에 안장된 부인 석옥이 씨 곁에 안치된다.
앞서 송해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 유족으로는 두 딸과 사위, 외손주가 있다. 60년을 해로한 아내 석옥이 씨는 2018년에 사망했다. 아들은 1986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yul@heraldcorp.com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