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여론기관, 美성인 1500명 조사
정치적 성향따라 체감 수준 달라
무섭게 치솟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8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을 밟은 가운데, 미국인 절반 이상이 미국 경제에 ‘S(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공포’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크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11∼14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1500명을 상대로 조사(오차범위 ±3.1%포인트)해 16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미국이 현재 경기 침체에 빠져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22%는 그렇지 않다고, 나머지 22%는 확신하지 못한다고 각각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같은 날 AP 통신과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가 피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라고 자신감을 피력한 바이든 대통령의 인식과 보통의 미국인들의 인식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40여 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각종 여론조사에서 취임 이후 최저치 지지율을 기록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경제 분야 지지율이 낮다.
전날 연준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0.75%포인트라는 금리 인상 ‘초강수’를 던지며 현재의 물가 급등 상황을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시그널을 던진 바 있다. 이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다음 달에도 같은 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하지만,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경기 침체와 정리해고 등 부작용 우려도 경제 전문가를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를 역임한 데스몬드 라흐만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은 CNN비즈니스 기명 칼럼을 통해 “‘자이언트 스텝’이 미국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조사를 통해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체감 수준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크게 갈리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 야당인 공화당 지지자의 70%는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는 중이라고 답했고, 8%만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에 민주당 지지자 중에는 응답자의 45%가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답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어떤 후보를 지지했는지에 따라서는 더 명확한 차이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 10명 중 8명꼴로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보고 있는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는 응답자의 경우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았다는 응답률이 39%로 경기 침체에 빠졌다는 응답률(36%)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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