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 회담·JSA 방문
‘北中’ 모두 겨냥하는 광폭 행보
고도의 외교력 필요한 긴장 상황
행정부 만남은 없어…파장 예의주시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대만 방문의 후폭풍으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오른 가운데 미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한국을 찾았다. 미중의 충돌로 비롯된 동아시아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 한복판에서 펠로시 의장을 맞게 된 우리 정부는 일단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행보와 발언에 국제적 이목이 쏠린 가운데, 한미동맹 강화를 외교의 최우선 기치로 내건 우리 정부가 대만 문제와 미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Chip4·미국 한국 일본 대만) 가입 여부 등을 놓고 미중 사이에서 어떻게 고도의 외교력을 발휘할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틀간의 대만 방문을 끝내고 3일 밤 경기 오산 미 공군기지에 도착한 펠로시 의장은 이튿날인 4일 오전 카운터파트인 김진표 국회의장과 국회 접견실에서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다. 양국 의장은 북한 문제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경제협력, 기후위기 등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직후 공동언론발표와 오찬도 예정됐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출국을 앞두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의회 고위급 인사가 방한해 JSA를 찾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미 하원의장으로는 25년만에 대만을 찾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향해 날선 발언을 한 펠로시 의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낼지 주목된다.
펠로시 의장이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광폭행보’를 보이며 동아시아 정세를 뒤흔들고 있다. 특히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미중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로까지 번지면서 군사안보적 긴장으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벌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 회장을 만나면서 중국의 민감한 곳을 건들였다. 오는 10월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둔 중국이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모두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다.
미중의 입장이 첨예하게 충돌한 가운데 이루어진 펠로시 의장의 방한에 우리 정부의 대응은 일단 국회 차원에서만 이뤄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휴가로 펠로시 의장과의 만남은 계획하지 않았다는 것이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고, 박진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캄보디아 프놈펜 출장 중이다.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의 방한을 환영하면서 “대화와 협력을 통한 역내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는 기조하에 관련 당사국들과 제반 현안에 관해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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