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 결성
미국 성악가 24명이 부르는 한국가곡
“한국 합창 수준 높고, 가곡 독창적”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의 합창음악은 서구 음악에 비해 매우 수준이 높아요. 최근 국립합창단의 ‘바다교향곡’ 공연에서 매우 정확하고 정교한 발음으로 합창을 하는 것을 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어요.”
미국 전역에서 활동하는 24명의 성악가들로 구성된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의 단원인 베이스 성악가 엔리코 라가스카는 최근 한국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은 국립합창단과 함께 ‘한국가곡의 밤’(18일 예술의전당, 20일 대전 예술의전당 아트홀, 21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기 위해 결성됐다. 100% 미국인 단원으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윤의중 국립합창단 단장은 “우리가 원하는 음악과 앙상블에 맞는 성악가들을 선정하기 위해 연주 영상과 이력서를 보고 1년의 과정을 거쳐 합창단을 결성했다”며 “미국 정상급 성악가들을 통해 한국가곡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앞서 강릉, 부산에서 두 번의 공연을 마친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과 함께 하는 한국가곡의 밤’ 무대는 국립합창단의 예술한류 확산사업 프로젝트인 ‘2022 국제뮤직페스티벌’ 일환으로 기획됐다.
국립합창단은 지난 6월엔 워너뮤직과 함께 한국가곡과 전래동요 등을 담은 ‘보이스 오브 솔러스’(Voice of Solace·위로의 목소리)를 전 세계에 동시 발매하며 미국 시장을 두드렸다. 음반엔 전래동요 ‘새야 새야’를 비롯해 창작곡 4곡과 한국 가곡 4곡 등 11개 트랙이 수록됐다. 특히 세계적인 레코드 프로듀서로 그래미 어워드 수상 기록을 가진 레코드 프로듀서 블랜튼 알스포 감독과 레코딩 엔지니어 황병준 감독이 참여했다.
일련의 프로젝트를 통해 국립합창단은 K-합창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윤 단장은 “한국의 합창 음악은 서양의 오케스트라에 비해 전통은 짧지만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한국 합창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클래식 분야다. 한국 합창 앨범의 해외 유통과 ‘한국 가곡의 밤’을 통해 미국 음악계와 예술적 교류를 위한 거점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성악가들도 한국 합창의 우수성과 국립합창단의 실력을 높이 평가한다. 소프라노 첼시 알렉시스 헬름은 “이 앙상블에 선택돼 한국에 오게 된 건 매우 큰 영광”이라며 “특히 윤의중 단장은 정확한 지휘 테크닉으로 깊이있게 연주한다. 그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을 비롯한 아메리칸 솔로이스츠 앙상블은 ‘한국가곡의 밤’을 통해 한국어 가사의 ‘엄마야 누나야’, ‘아리랑’, ‘사의 찬미’ 등 한국 가곡 13곡을 윤 단장의 지휘와 김경희, 서미경, 김민환의 반주로 노래한다. 단원들은 한 달 전부터 한국어 발음으로 한국가곡을 연습했다.
윤 단장은 “전 세계에서 다른 나라의 언어로 합창을 하는 것에 이질감이 줄어든 시대가 됐다”며 “훌륭한 시를 기반으로 만든 한국가곡은 세계 무대로 나갔을 때 손색이 없다. 시 가사에 담긴 한이나 정과 같은 정서를 외국인도 느낄 수 있도록 잘 의역해 표현한다면, 그 우수성이 변색되지 않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첼시 알렉시스 헬름은 “한국의 가곡은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감정을 느끼게 한다. 따뜻하고 깊이와 울림 있는 소리가 특징이다. 매우 아름답다”고 말했다. 엔리코 라가스카 역시 “한국의 가곡은 그 나라 고유의 풍경, 건축물, 사람, 음식의 아름다움을 모두 반영하고 있다”며 “다른 서구 가곡과 비교할 방법이 없고 매우 독창적이다”라며 극찬했다.
국립합창단은 예술한류 프로젝트의 첫 발을 떼며 ‘한국형 합창’을 세계 무대에 알리기 위한 지속가능한 방법을 찾아나갈 계획이다. 윤 단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유럽, 동남아시아와도 교류하고 해외 청소년들도 초청해 한국 합창의 우수성을 알릴 기회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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