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전, 암스테르담 꽃밭

술맛 돋우는 18시 이후 TOPs 전망대

세레니티팜 전망맛집,공기맛집,진짜맛집

리조트 콕, 호텔 콕 세부휴양은 이제 옛말

하이랜드 투어에서 만나는 고대 그리스풍의 세부 레아 신전
하이랜드 투어에서 만나는 고대 그리스풍의 세부 레아 신전
하이랜드 투어 중 예상외로 오래 머무르게 되는 리틀 암스테르담, 시아로 가든
하이랜드 투어 중 예상외로 오래 머무르게 되는 리틀 암스테르담, 시아로 가든
팬데믹 초기,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받은 세부공항이 2년반이 지난 후에야 제 맵시를 뽐내기 시작했다.
팬데믹 초기,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최고상을 받은 세부공항이 2년반이 지난 후에야 제 맵시를 뽐내기 시작했다.

[헤럴드경제, 세부=함영훈 기자] 한국인 여행자의 휴양여행 스테디셀러, 세부-보홀로 여행하게 되면, 흔히들 리조트와 그 앞 프라이빗 비치에 머물며 수상레저를 즐기거나 물멍 휴양하는데, 앞으로는 밤이든 낮이든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안되겠다. 세부가 암중모색기를 거치면서 참 많이 변했다.

팬데믹 초기인 2020년 봄, 멋진 파도-조개 디자인으로 단장을 마무리해 국제 어워드까지 받은 세부 공항이 이제야 제 맵시를 뽐내더니, 시내에 들어서자, 여행자들을 위한 초현대식 건물과 시설이 어느새 여럿 들어서고, 산들바람 시원한 산속 보석들이 부쩍 많이 눈에 띄어, 도시 전체가 세련미를 더했다. 그 만큼 놀 거리, 볼 거리가 많아진 셈이다.

세부주(州) 중남부지역 바디안의 카와산 폭포 [필리핀 관광부 제공]
세부주(州) 중남부지역 바디안의 카와산 폭포 [필리핀 관광부 제공]

2022년식 세부 주(州)는 수디안국립공원과 말루복-부사이산 일대 ‘하이랜드’에 감춰둔 자연,인문학 보석들을 꺼내보였다.

세부 시내에서 트랜센트럴 하이웨이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 지대가 높아질수록 부촌이 나온다. 부사이 바랑가이(마을)이다. 시원해서 부촌이다.

한국차를 포함한 고급외제차 대리점, ‘세부의 타워팰리스’로 불리는 마르코폴로아파트, 한국학생영어교습학원 등이 이곳에 들어서있다.

하이웨이라고는 하지만 교통 사정은 보행자-오토바이-자동차-트라이시클-지프니가 섞여 원활하지는 않다.

북쪽의 시아로가든부터 레아신전까지 6km 반경에는, 세부에 가봤던 한국인 조차 생소한 ‘신상’들이 밀집해 있다. 지대가 높은 곳에 있다보니 이곳 여행을 ‘하이랜드 투어’라 한다.

하이랜드 투어 중, 말루복 산에 있는 세레니티 팜은 조망맛집, 음식맛집이다.
하이랜드 투어 중, 말루복 산에 있는 세레니티 팜은 조망맛집, 음식맛집이다.

▶속 시원해지는 고지대에 맛집이= 말루복산(Mt.Malubog) 서쪽 자락에 있는 세레니티 팜 앤 리조트는 굳이 이곳에서 하룻밤 유숙하지 않더라도 찾는 현지인 중산층-부자들이 많다고 한다.

산 기슭에서 북쪽을 등 진 채 서쪽으로 수디안국립공원, 라바산이 지키고, 정면인 남쪽으로 목가적인 농산촌 풍경이 여행자의 마음까지 푸르게 만든다. 동남쪽으로는 산과 산 사이 V자형 골에 시내로가는 곡선도로와 멀리 세부해협이 눈에 들어온다.

고지대 농지를 친자연 리조트로 바꾼 이 곳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드는 테라스에 앉아 청정생태를 감상하며 목을 축이고 미식을 흡입하는 곳이다.

우베 디저트
우베 디저트

세레니티팜의 리엘키친은 가성비 높은 필리핀 전통요리와 퓨전요리를 내어온다. 튀긴 족발 크리스피 파타(레촌), 호박-채소 볶음 피낙뱃, 세부찜닭 치킨 아도보 등을 폭풍흡입했던 이곳은 필리핀에서의 10끼니 중에서 최고 맛이었던 것 같다.

▶그리스 신전= 세부에는 그리스 신전이 있다. 세레니티팜에서 남쪽으로 3km만 가면 어느 노인의 지독한 부인 사랑이 빚어낸 레아(Leah)신전이 세부 시내와 바다를 내려다 본다.

필리핀의 유명 여배우 엘렌 아다르나의 조부가 53년을 함께한 아내 레아 알비노 아다르나가 사망하자 오래오래 기억하기위해 지은 사랑의 신전이다. 굉장히 오래된 건물로 느껴졌지만 10년전인 2012년에 건립됐다.

“우리 부부도 레아네 처럼 살아요~”
“우리 부부도 레아네 처럼 살아요~”

신전앞마당엔 세 여신의 나신이 조각된 분수대가 있고, 황금사자의 호위를 받으며 중앙 계단을 올라 신전에 들어서면, 어느 악사의 바이올린 연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내 계단 위에 레아의 금동조각상이 앉아 있고 그 옆엔 부부의 다정했던 사진이 걸려있다.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스테인드글라스 성화 앞에서 부부와 연인이 나란히 서서 인증샷을 남긴다.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면서..

그리스 식 굵은 기둥 아래, 사이, 위 곳곳에 신화 속 여신, 남신, 검투사, 천사들의 조각이 그려져 있어, 남유럽에 온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 등 한국노래도 심심찮게 흘러나와, 마담 레아에 대한 한국인 여행자들의 호감도 키운다.

세부 탑스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세부의 스마트해진 모습
세부 탑스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세부의 스마트해진 모습
세부 탑스전망대의 해질녘 풍경. 흰색 부분이 술집이다. 석양부터 심야야경까지 술맛을 돋우는 곳이다.
세부 탑스전망대의 해질녘 풍경. 흰색 부분이 술집이다. 석양부터 심야야경까지 술맛을 돋우는 곳이다.

▶톱(Tops)에 오르다= 세부의 탑스(Tops) 전망대는 ‘하이랜드 투어’ 여러 여행지 중 해발이 가장 높지는 않지만 사방이 트여있어 조망의 시야가 넓다.

세부 부사이산 꼭대기에 위치한 전망대로, 시내 전경과 세부해협, 해협사이에 3개의 다리, 코르도바 다리가 추가로 연결된 막탄섬과 세부공항, 그 건너 올랑고섬 까지 조망한다.

꼭대기를 원형으로 조성했고, 진입로와 주차장이 있는 북쪽엔 단층 짜리 선술집들이 둥글게 늘어서 있다. 술집 앞뜰에는 둥근 구조물 여러 개를 띄엄띄엄 도미노 처럼 놓은 ‘원형 미학’의 맥락을 이어갔다.

한낮의 탁 트인 시야도 좋지만, 일부러 오후 5시30분 석양이 깃들기 직전 부터 자정 이후 까지의 야경, 정취, 취중낭만을 즐기려는 여행자도 적지 않다.

일부 한국인은 밤비행기로 세부에 내리자마자 이곳으로 그랍택시를 대절해 달려와서는 술 한 잔 마시고 야경구경을 한다.

한국인들의 ‘뽀뽀해’ 강권에, 세부탑스의 종을 울린 뒤 키스하는 필리핀 연인.
한국인들의 ‘뽀뽀해’ 강권에, 세부탑스의 종을 울린 뒤 키스하는 필리핀 연인.

탑스 전망대엔 지속가능한 사랑,우정을 기원하는 종이 매달려 있다. 종을 울리면 여운이 오래남아 결속력을 단단하게 한다는 것이다. 오래도록 정을 나누고 싶은 사람과 손을 포개 함께 쳐야한다.

연인으로 추정되는 필리핀 여행자 남녀 일행이 종 앞에 있길래, 한국인들이 “뽀뽀해”, “뽀뽀해”라고 외치자 이 말을 알아듣고, 종을 서둘러 친 뒤 키스를 했다.

이곳은 필리핀 영화-드라마에 주인공이 처음 만나 사랑과 우정을 맺기 시작하는 장소로 자주 등장한다.

▶리틀 암스테르담= 이곳에서 꼬불꼬불 북쪽 산길을 따라 차로 20분쯤 가면, 노랑, 분홍, 보라, 흰색 꽃과 연두색 수목들 사이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잔세스칸스 식 풍차와 한국의 시골에서 볼 법한 원두막, 리우 식(式) 예수상, 다낭 식 손바닥 전망대, 미국 캘리포니아 카우보이 모자 전망대, 미니 트랙터 등 다양한 포토존이 들어서 있는 ‘시아로 가든(Siaro Garden)’을 만난다. 리틀 암스테르담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시아로 가든엔 한 발 건너 하나 씩 포토존이 있다.
시아로 가든엔 한 발 건너 하나 씩 포토존이 있다.

우리나라 에버랜드나 북해도의 시키사이노오카처럼 장쾌한 화원은 아니지만, 소규모 꽃밭 마다 포토존이 있어, 몇 걸음 옮기다 금새 사진찍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하는 사진맛집이다. 수영장 까지 있어 작지만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다.

3600평 규모의 원예농장이었다가 2016년 꽃 테마파크로 바꾸었다. 손바닥 전망대와 풍차 꼭대기가 최고 인기 구역이다.

말루복-부사이 산에서 내려가 해안가 도심으로 향한다. 시내에는 중세 역사 유적과 2022년형 스마트 놀거리가 공존한다. 언덕아래 평지에 접어들 무렵부터 해안까지 도로는 좁고 미로형이라서 정체가 심하니, 길을 정확히 파악하고 시간계산을 잘 해야 한다. (계속)


ab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