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전 수차례 내부망 통해 근무지 확인
휴대폰에 GPS 조작앱 깔아…정신과 진료도
경찰, 19일 신상정보 공개 여부 결정키로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찰이 ‘신당역 역무원 스토킹 살인사건’을 집중 수사하면서 피의자 전모(31) 씨의 집요한 범죄 행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스토킹에 계획적인 범행 등 지난해 사회적 충격을 준 범죄자 김병찬(36)과 이석준(26)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많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혐의를 받는 전씨를 불러 구체적 범행 계획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16일 살인 혐의로 전씨를 구속해 2차례 조사하고, 혐의를 특가법상 보복살인으로 변경한 상태다.
전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스토킹하던 여성 역무원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피해자가 근무하는 신당역에서 위생모를 쓰고 1시간10분가량 대기하다가, 피해자가 순찰하러 여자화장실에 들어가자 뒤따라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전씨가 범행 당일 증산역과 구산역에서 서울교통공사 내부망인 ‘메트로넷’에 접속해 피해자의 근무정보를 확인하고, 피해자의 옛 주거지를 들렀다가 신당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보다 앞서 범행 당일 오후 1시20분께 자신의 집 근처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 1700만원을 인출하려다 한도 초과로 실패한 사실도 파악했다.
경찰은 전씨가 이달 초에도 메트로넷에 접속해 피해자의 근무지를 확인하고, 경찰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휴대폰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정보 조작 애플리케이션을 깔아놓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김병찬과 이석준이 저지른 스토킹 살인 사건과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찬은 지난해 11월 신변보호 중이던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하기 전에 휴대폰으로 범행 방법과 도구 등을 수차례 검색했었다. 이석준도 성폭행 피해로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집을 찾아가 그 가족을 살해했는데, 흥신소를 통해 피해자 주소지 등 개인정보를 알아냈다.
전씨는 직위해제 중에도 내부망을 통해 피해자 근무지를 알아내고 수사 교란을 위해 GPS 조작 앱을 설치하는 등 이들보다 더 집요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들도 있다. 전씨는 심신미약으로 감경을 받기 위해 범행 당일 정신과를 찾아 진료를 받은 의혹도 있다.
전씨의 치밀하고 잔혹한 범행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면서 경찰은 이날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전씨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밖에 경찰은 또 스토킹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유치장 유치 등 잠정조치를 적극 활용하는 등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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