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한앤코 지분매각 무산 책임 공방
별도 합의서 존재 여부·쌍방대리 논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지분을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로 넘겨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부장 정찬우)는 22일 한앤코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계약에 대해 쌍방대리, 변호사법 위반, 계약해지 등을 주장하지만,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회장 일가와 한앤코는 지난해 5월 27일 남양유업 지분(53.08%)을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홍 회장 측이 계약을 파기하면서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한앤코는 같은해 8월 주식을 양도하라며 소송을 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계약 선행조건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주식매매계약 이전에 ‘백미당’ 분사와 가족 예우를 지분 매각 조건으로 내세웠는데, SPA 체결과정에서 해당 내용이 담기지 않은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계약이 성립될 수 없다는 것이다. 홍 회장 측은 법정에서 “지분 팔기 전부터 대상자를 찾을 때 대전제였다”며 자문사 역할을 한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을 통해 의사를 전달했다고 주장한다.
한앤코 측은 함 사장으로부터 ‘홍 회장이 외식사업부나 백미당 등을 원할 수 있으니까 생각은 해둬라’고 한 말은 들었으나 이후 재차 물었을 땐 ‘홍 회장은 관심 없고 원치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고 지적했다. 계약 과정에서 백미당 분리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도 말했으나, 홍 회장 측에서 반응이 없었고 “원하면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약속했다는 (홍 회장) 말은 처음 들었다”고도 진술했다. 매도자의 판매 자산을 파악하는 일은 거래의 기본인 만큼 수차례 확인을 거쳤다는 취지다.
별도합의서를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홍 회장 측은 남양유업 고문직 보장 및 오너일가 처우 보장 등을 담은 ‘별도합의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한앤코는 해당 합의서 존재 여부를 알지 못했고 유선으로도 전달받은 적 없다고 반박했다.
쌍방대리 문제도 쟁점이었다. 홍 회장 측은 김앤장법률사무소가 계약 과정에서 홍 회장 측뿐 아니라 한앤코까지 양쪽을 중복해 맡아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계약 체결 과정에서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홍 회장에게 불리한 계약을 하도록 유도했다는 취지다. 매도·매수인의 대리인이 동일하면 한쪽의 이익 또는 권리가 보호받지 못할 수 있어, 통상적인 인수합병(M&A)에서 쌍방대리를 금한다. 반면 한앤코 측은 대리가 아닌 자문이며, M&A에서 쌍방으로 자문 역할을 하는 건 업계 관행이라고 맞섰다.
앞서 한앤코 측은 홍 회장 일가가 주식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받아냈다. 홍 회장은 한앤코가 계약 해지에 책임이 있다며 310억원 지급 위약벌 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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