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레바논 출신 프랑스 작가 아민 말루프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1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인 레바논 출신 프랑스 작가 아민 말루프가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기 상황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문학은 중요합니다. 이 시대의 문제의 해결방안을 문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2022년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레바논 출신의 프랑스 작가 아민 말루프(67)는 12일 오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문학이 우리시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200년 간의 십자군 전쟁의 진실을 담은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을 비롯, 역사에 바탕한 글쓰기를 주로 해온 작가는 국제적 분쟁의 이면에는 늘 전 시대의 미해결의 문제들이 놓여 있다고 말한다.

가령 한반도의 남북한 갈등은 멀리는 1차 세계대전에서 기인한다. 당시 미해결 문제가 2차 대전을 일으키고, 2차 세계대전의 미제들 때문에 냉전이 시작됐으며, 결국 한반도에서 곪아 터져 현재 남북한 갈등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마찬가지다.

그는 “우리는 즉각적이고 단기적 해결에 만족하고 장기적 해결 방안을 찾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대화를 하지 않으려는 단절이 있다.

그가 말하는 문학의 역할은 그 연장선상에 있다. “우리는 정보통신 기술 덕에 지구 반대 편 사람과도 가깝게 지낼 수 있게 됐지만 상대방을 깊숙이 알지는 못한다. 피상적인 관계”라며, “문학은 바로 타인을 깊게 아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화롭게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함으로써 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문학은 부차적인 게 아니라 필수적이란 설명이다.

그는 막 번역 출간된 소설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과 관련 “3년 전 쓴 작품인데 핵 전쟁의 위협이 높았던 시기였다”며 “잊혀진 인류, 다른 세계관을 가진 인류가 등장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기적적 상황을 상정하고 쓴 판타지 소설”이라고 소개했다.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핵 상황에서 더욱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이다.

그는 중동에 대한 오해와 관련, ‘레바논에 대해 잘 안다면 설명해 준 사람이 잘못한 거야’란 레바논 속담을 들려줬다. 소수를 제외하고 외부 사람이 상대방을 제대로 알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그는 전란에 시달려온 레바논과 한국을 비교하기도 했다. 50,60년대 레바논은 민주화와 현대화, 번영의 길을 향해 가고 있었지만 이후 상황이 악화됐다며,같은 빈곤국가였던 한국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번영을 일궈냈다는 점에서 기적적이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