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면은 ‘건강’...원장과 갈등 무성

차기 실장에 김남우 전 차장검사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돌연 물러나 논란이 확산 중이다. 후임에 김남우 전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가 내정돼 이미 예견된 인사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 전 실장 사직 배경을 둘러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김남우 신임 국정원 기조실장은 27일부터 업무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까지 근무하던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선 사직 처리가 됐다. 인사검증에 필요한 시간 등을 감안하면 적어도 며칠 전에는 조 전 실장 후임 인사 관련 준비작업이 시작됐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국정원 기조실장은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자리로, 국정원 내 실질적인 ‘2인자’로 불린다. 문재인정부에서도 대통령 측근으로 꼽히던 신현수 변호사가 국정원 기조실장을 맡았다. 신 변호사는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근무하다가 변호사로 돌아간 뒤 다시 공직으로 복귀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기용되기도 했다.

표면적으론 ‘일신상 이유’로 건강 문제가 있어 물러난 것이라고 알려졌지만, 조 전 실장의 실제 사직 사유가 건강 문제라는 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전 실장의 사의가 윤 대통령에게 보고된 후에 김규현 국정원장이 이 사실을 대통령실로부터 통보받았다는 점을 놓고 봐도 건강 문제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국정원 인사 문제를 두고 김 원장과의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오히려 이 부분이 사직의 결정적 이유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가 열린 전날 정치권과 법조계에선 조 전 실장의 사직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조 전 실장 사직의 파장이 큰 건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기 때문이다. 검사장 출신인 조 전 실장은 윤 대통령이 2019년 7월 검찰총장에 임명된 직후 인사에서 대검 형사부장으로 기용되며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신임 검찰총장이 가장 중요하게 인사 의견을 내는 자리가 대검 참모진이다.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로 근무하던 한동훈 장관도 당시 인사에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기용돼 검사장이 됐다. 이들은 과거 론스타 사건 수사를 함께 했다.

김남우 신임 실장은 1999년 사법연수원을 28기로 수료한 뒤 당시 서울지검 남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부터 2013년초까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 근무를 했고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법무과장, 대검 수사지휘과장, 대검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등 법무부·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수사와 기획업무 양쪽에 능력을 인정받아 28기 중 유력한 검사장 승진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로 재직 중이던 2020년 여름 정기인사 후 검찰을 떠났다. 일각에선 추미애 당시 법무부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을 지휘해 검사장 승진 인사에서 밀려나면서 사의를 표명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 변호사로 개업한 김 내정자는 2020년 10월부터 김앤장에서 근무했다. 국정원 기조실장에 발탁되면서 2년 만에 공직에 복귀했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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