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조·특검은 강제성·신속성 충족 우려”

신속 강제수사 방점…“납득할 결과 나올 것”

野 “책임자에 도의적 책임 묻는 것 당연해”

‘대통령실 이전 탓’도…예산공방 가열될 듯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이태원 참사 발생 열하루째인 8일 여야는 사고 원인과 책임소재를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에서는 용산경찰서와 용산구에 일차적 안전 관리 책임을 추궁하며 ‘신속한 강제수사’에 우선순위를 두는 한편, 야당은 사회재난 ‘컨트롤타워’ 부재를 문제삼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등 ‘윗선’ 책임을 묻고 있다. 야당은 또 용산 대통령실 이전이 경찰 치안기능을 분산시켜 대형 참사를 초래했다며 정치 공세를 재점화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이날도 이상민 장관 등에 대한 야당의 경질 요구에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이상민 책임론이 여당에서는 제기되지 않고 있다’는 취재진 지적에 “우리의 일관된 입장은 수습과 진상파악이 먼저라는 것”이라며 “그 다음 책임 질 일이나 책임을 물을 일을 엄격히 진행하겠다. 책임에는 법적 책임, 지휘 책임,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회의에서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용산서장과 용산구청장 등을 업무상 과실치사로 입건하는 등 신속한 수사에 노력하고 있다. 머지않아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책임 조치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추진하는 국정조사에는 여전히 분명한 선을 그었다. 주 원내대표는 “이번 수사 성공의 핵심은 신속함과 강제성인데, 국정조사는 강제성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수사 지연과 증거 유실 우려도 있다”며 “특검은 신속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또 민주당이 재난을 정쟁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문진석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에게 희생자 전원 명단과 사진 등 공개를 건의하는 텔레그램 메시지가 취재 카메라에 포착된 일을 언급하며 “비공개 수사원칙을 규정하는 법률 위반이며, 유가족 슬픔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패륜행위”라고 공격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이처럼 여당이 국정조사와 장관 등 경질에 거리를 두고 있는 데 대해 민주당은 “상황을 모면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후안무치한 정권”이라고 맞대응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총리 경질과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의 즉각 파면을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정치공세가 아니라 희생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며 “재난을 예방해야 하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상민 장관은 전날까지 “사의를 표명한 적 없다. 대통령실과 거취를 논의한 적 없다”고 말해 이같은 야당의 책임론 주장은 벽에 막힌 상태다.

국정조사는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박 원내대표는 “오늘(8일)까지는 최대한 인내하며 설득하겠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끝까지 진실로 가는 길을 거부한다면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과 힘을 모아 국민께서 명령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내일 제출해서 진상과 책임을 반드시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내에서는 참사 초기 논란으로 잦아들었던 ‘대통령실 이전 책임론’ 목소리도 재확산되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 윤석열 대통령의 사저 출퇴근에 따른 경력 분산이 참사 예방과 대응 차질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전날 천준호 의원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갑작스러운 대통령실 이전에 따라 용산경찰서 업무가 변경됐다고 본다. 주요 업무가 (대통령실) 경호·경비에 집중된 것이 맞냐”고 집중 질의하기도 했다. 당내 이태원참사대책본부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이성만 의원 또한 “서울경찰청경비부대에 과중한 부담이 갑자기 생겨서 누수 현상이 생긴 것이 첫 번째 원인”이라며 대통령 사저 경비로 참사 대응이 우선순위에 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격화하는 예산정국에서도 대통령실 관련 공세는 더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대통령실 이전에 1조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됐거나 소요될 것이라며 주장해 왔고, 최근에는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후속 조치 예산이 1305억원이 편성됐다며 감액을 예고하고 나섰다.


jin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