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한번 생각해보자. 내 옷장 속엔 입지 않는 옷이 얼마나 있을까? 이사를 할 때마다 존재조차 잊고 있던 옷들에 놀란 경험도 적지 않다. 21%. 평균적으로 옷 5벌 중 1벌은 입지 않는 옷이다. 이 옷들은 결국 언젠가 버려질 운명이다. 이를 막으려면, 결국 가장 손 쉽고 확실한 건 필요한 이에게 전해져 다시 이 옷이 그 쓰임을 이어가는 것. 21%랩의 이야기다.
사단법인 다시입다연구소가 의류교환·수선 문화공간인 ‘21%랩’을 운영한다. 다시입다연구소는 패스트패션의 의생활 문화를 바꿔 지속가능한 패션 문화를 지향하는 사단법인이다.
21%랩은 지속가능한 의류 소비 활동을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의류는 매년 1500억벌 이상 생산되지만 그 중 73%는 매립 혹은 소각돼 폐기된다.
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재활용이나 새활용 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의류를 버리지 않고 필요한 이가 ‘재사용’하는 것.
다시입다연구소의 2020년 설문조사에 따르면, 본인이 보유한 옷 중 안 입는 옷의 평균 비율은 21%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옷 5벌 중 1벌은 입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다시입다연구소는 이 수치에 착안, 21%랩이란 명칭을 착안했다.
21%랩은 사놓고 입지 않는 옷을 교환해 재사용을 유도하고, 입던 옷도 수선과 리폼 등을 거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구체적으론 공유 옷장 콘셉트로 언제 누구나 21%랩에서 의류 교환이 가능하고, 간단한 의류 수선의 경우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또, 난도 높은 수선은 수선예술 전문가의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엔 바느질, 핸드페인팅, 물나염, 뜨개, 실크스크린, 자수 등의 수선 예술 워크숍이 열리며, 전시회나 영화상영, 작가와의 만남 등 의생활과 관련된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다시입다연구소 측은 “이런 경험과 실천을 통해 지속가능한 의생활자 모임의 공간, 나아가 연대와 협력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16일까지 서울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