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선은 수사에서 빠져” “하위직 보호못해”

특수본 “기초수사 후 수사범위 확대” 해명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서 관계자들이 들어서는 가운데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임세준 기자
지난 9일 서울 마포구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에서 관계자들이 들어서는 가운데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강승연·박혜원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수사를 받던 경찰 간부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면서 경찰 내부에서는 일선 경찰관들만 겨냥하고 있다는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핼러윈 인파를 우려하는 정보보고서를 삭제 지시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던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계장 정모(55) 경감이 지난 11일 사망한 이후 특별수사본부(특수본) 수사를 비판하는 조직 내부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특수본은 실무진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지휘부에 대해서도 본격 수사한다는 방침이지만, 경찰 내부망 등에는 “현장 경찰관들로 ‘꼬리 자르기’를 한다”, “재난 관리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에 대해서는 법리적 검토만 하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33년차인 한 경찰관은 “현장 공무원들에게만 책임을 묻고, 윗선은 수사에서 빠져있는 건 잘못됐다”며 “윗선이든, 현장이든 구분 없이 공정하게 특수본 수사가 이뤄져야 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사람은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경찰관서 소속 경찰관은 “참사 당시 현장에서 가장 수습에 힘쓴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리하게 수사하고 있다”며 “물론 경찰도 대처 미흡 등 책임이 있다면 조사를 받아야겠지만 선후관계가 틀린 것”이라고 했다.

경기 지역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경찰관도 “정치권은 경찰로 책임을 몰고 있는데, 조직은 이런 상황에서 하위직 직원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수사만 하고 있다”며 “현장을 제대로 못한 지휘부에 먼저 책임을 물어야 맞지 않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같은 내부 불만에 대해 특수본은 지난 13일 “다양한 의견을 겸허히 청취하고 있다”며 “기초수사를 통해 확정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빠른 시일 내 수사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밤 정 경감의 빈소를 찾아 “경찰청장으로서 고인이 30여 년 경찰관으로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삶이 정당하게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공노총 소방노조는 14일 오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직무유기,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용산서에 고발하고, 특수본에 “재난 대응현장 지휘의 붕괴로 인한 총체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반드시 수사에 반영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까지 특수본의 수사 대상에서 근본적 사전 안전관리 책임자는 배제돼 있었다고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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