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임대주택법 등 3건, 상정도 못 해
반도체특별법, 네 달째 상임위 계류
민생특위서 결론 못 낸 납품단가연동제
양향자 “野, 미래산업 발목 잡겠다는 것”
여소야대 한계…예산안·국조 논쟁에 뒷전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국민의힘이 지난 9월 말 야심차게 발표했던 ‘2022 정기국회 10대 법안’ 중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달 9일까지인 이번 정기국회 회기가 약 3주 남았지만 집권여당이 ‘민생’을 외치며 국회 통과 의지를 다졌던 법안 논의는 공전하는 모습이다.
17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의힘 ‘10대 법안’ 중 상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0건’이었다. 통상 법안은 해당 상임위 법안소위-전체회의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 체계 자구 심사 후 본회의에서 의결하는데 10개 법안 모두 아직 첫 문턱조차 넘지 못한 셈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약자 동행(▷장기공공임대주택법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농촌공간 재생지원법), 민생·안전(▷아동수당법 ▷스토킹처벌법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특별법 ▷노후신도시특별법 ▷재난안전관리자원법), 미래 도약(▷반도체특별법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법 /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 국가재정법) 등 세 가지 축의 10대 법안을 최우선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여당으로서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사회 구성원 모두 함께 잘사는 사회로 만들고 민생을 꼼꼼히 챙기겠다. 미래 먹거리 산업을 성장시키고 미래 교육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10대 법안 통과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여소야대라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혀 입법 추진 동력을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임위 소위에 상정조차 못한 법안도 3건이다.
구체적으로 약자 동행 법안 중 장기공공임대주택법은 지난 7월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된 뒤 감감무소식이고, 농촌공간재생지원법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에 상정됐지만 논의가 부진한 상황이다. 납품단가연동제로 불리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법 또한 국회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에서 처리를 추진했지만 여야 이견으로 무산된 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로 회송됐다.
민생·안전 법안에서도 아동수당법, 스토킹처벌법, 노후신도시특별법, 재난안전관리자원법 등은 각 상임위에 상정만 되어 있는 상태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특별법의 경우,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후 진전이 없다.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드라이브’에 국민의힘이 당 차원의 반도체특별위원회를 운영하며 발의했던 반도체특별법 또한 네 달째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반도체특위 위원장을 맡고 법안을 대표발의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전날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은 지금 양향자 때문에 법안 통과도 (국회 반도체) 특위 설치도 응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했다고 미래산업의 발목을 잡겠다는 처사”라며 반도체특별법 처리를 촉구하기도 했다.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패키지 법안(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법 /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 국가재정법) 역시 지난 9월 초 교육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등 각 상임위에 회부된 후 소식이 없다.
이 같은 상황에 국민의힘이 내건 10대 법안을 정기국회 내 처리하기엔 물리적 한계가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주호영 원내대표는 “본격적으로 법안과 예산을 심의할 때가 왔다. 지금부터 입법, 예산 전쟁이라는 각오로 해달라”고 의원들에게 당부했지만 국회 곳곳에서 예산 삭감·증액,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거취 문제 등을 놓고 여야 간 충돌이 빚어지며 민생 법안 처리는 뒷 순위로 밀리는 모양새다. 또, 10대 법안 내 개정안 뿐 아니라 새롭게 제정해야 하는 법안도 3건(농촌공간재생지원법·노후신도시특별법·재난안전관리자원법) 포함되어있는 만큼 현실적으로 정기국회 내 이를 모두 통과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hwshi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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