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동공동생활가정·정신병원 직권조사

7·10세 정신병원에 동의입원, 약물 과다복용

시설 원장은 “말 안 들으면 병원” 부적절 언행

인권위, 복지부에 전수조사 및 법·제도 개선 권고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국가인권위원회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경기도의 한 아동복지시설에서 장애아동들에게 약물을 과다 복용시킨 것으로 드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전수조사를 권고하고 나섰다.

23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 5월 경기북부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진정을 접수하고 경기도 소재 한 아동공동생활가정과 정신병원에 대한 직권조사를 실시했다. 아동공동생활가정은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의 학대를 받아 보호를 필요로 하는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여건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아동복지시설이다.

직권조사 결과 중증 자폐를 받은 10세 아동과 중증 지적장애인인 7세 아동이 만 10세 이하 중증발달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정신병원에 동의입원되고, 입원 전부터 성인 최대용량을 초과하는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영향으로 이들 아동은 수업시간에 아무 반응이 없는 상태로 있거나 침을 흘리고 빈혈수치가 낮게 나타나는 등 약물 부작용 의심증상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시설 원장은 거주아동들이 지시에 따르지 않거나 시끄럽게 뛰어다니는 경우 “말 안 들으면 다른 시설로 보낼거야”, “계속 그렇게 하면 너희들도 병원에 갈 수 있어”라며 부적절한 언행도 했다.

또 정신병원 원장은 의사소통이 어려운 다른 환자들도 임의로 자의입원·동의입원 처리한 정황이 파악됐다.

인권위는 의사·판단능력이 부족한 미성년 중증발달장애인을 동의입원 처리한 행위는 정신건강복지법을 위반하고 헌법에서 보장하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시설 원장의 언행의 경우, 정서적 아동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인권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아동공동생활가정 거주아동의 정신과약물 복용실태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중증 발달장애를 가진 아동이 적정절차 없이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법률 및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관할 군수에게는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한 해당 아동공동생활가정에 대해 행정처분할 것을, 해당 정신병원장에게는 재발방지 대책 및 소속 지원 대상 인권교육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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