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다이소 상품 하나 없는 사람이 있을까. 이 책의 저자 박정부 다이소 회장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다이소 매장에 가면 한번 쓰고 버리면 된다는 생각에 무심코 바구니에 담게 되기 때문이다. 왜 박 회장에게 미안한가. 이 책을 읽으면 알게 된다.

천원 짜리를 팔아 매출 3조원대의 중견기업으로 키우기까지 눈물겨운 성장 스토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천원을 경영하라 / 박정부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천원을 경영하라 / 박정부 지음 / 쌤앤파커스 펴냄

시작부터 파격이다. 잘 나가던 직장에서 자의반타의반으로 나와 창업에 도전한 게 45세 때(1988년)다. 일본에 있던 동생과 함께 일본연수 사업으로 출발했지만, 곧 오랜 꿈이었던 무역상에 도전했다. 첫 납품했던 유리 재떨이의 불량은 전화위복이 됐다. ‘매사에 철저해야 한다’는 신조는 그 때 생겼다.

때마침 일본에서 균일가숍(100엔숍) 바람이 불었다. 여기에도 납품했다. 납품 실적을 보면서 한국에서도 균일가숍을 내보자는 생각을 했다. 1997년 천호동에 ‘아스코이븐프라자’란 상호로 문을 열었다. 다이소의 태동이다. IMF 위기와 맞물려 대박이 났다. 의정부 매장에선 “손님을 그만 받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산인해였다. 1호점을 낸 지 4년만인 2001년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이 해에 큰 변화가 생긴다. 일본의 최대 거래처인 다이소산교로부터 34% 지분투자를 받은 것. 이 때 상호도 다이소로 바꿨다.(박 회장은 이 일을 경솔했던 판단이라며 두고두고 후회했다. 이후 ‘일본회사’라는 오해로 각종 해프닝을 겪으면서다. 박 회장은 억울해 한다. 사실 다이소산교가 독점납품을 요구해 그에 상응하는 조치로 지분투자를 받아낸 것인데, 일이 엉뚱하게 꼬였다는 게 박 회장 생각이다)

다이소는 승승장구했다. 고객만족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전세계를 누비며 가성비갑 제품을 소싱하고, 매장 진열 등 세세한 것까지 직접 현장을 챙기며, 한눈 팔지 않고 오직 균일가숍에 올인한 박 회장의 워커홀릭 경영에 힘입어서다. 그 결과가 오늘날 ‘연매출 3조원, 전국 매장 1500개, 일방문고객 100만명, 취급상품 3만2000여종, 매달 출시 신상품 600종, 용인과 부산의 최첨단 대형 물류허브센터 구축’이다.

박 회장의 책상에는 탁상달력이 5개나 있다. 1개는 과거, 2개는 현재, 2개는 미래 일정을 챙기는 용도다. 본인은 일 중독이 아니고, 페달을 멈추면 쓰러지는 자전거에 올라타 있기 때문이라지만, 지독한 워커홀릭 맞다. ‘국민가게 다이소’가 그냥 생긴 게 아니다.

헤럴드경제 논설실장


pils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