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항 주변 의료시설 인프라 구축 ‘뒷전’… 세계 일등 ‘동북아 허브공항’ 자격 있나
세계 주요 국제공항, 반경 10㎞ 이내 종합병원 위치… ‘신속 대응’ 가능
서울 이태원 참사, 인천공항도 예외 없어… 항공재난·사고 대응 서둘러야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국제공항 개항 20년이 되도록 공항도시 인천 영종도에는 상급 종합병원 한 곳 없어 항공재난 및 응급환자 발생 시 긴급 대응에 ‘속수무책’이다.
세계 주요 국제공항도시에는 반경 10㎞ 이내에 종합병원이 위치하고 있어 항공재난 등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한데 반해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시는 지금까지 종합병원 유치조차 못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서울 이태원 참사 처럼, 공항에서도 항공기 사고 등에 의한 대형참사가 늘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유사시 항공재난 및 항공기 사고 발생 시 위급환자 등 긴급대응을 위해 상급 종합병원 유치를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다.
22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인천에는 상급 종합병원 3곳을 포함, 19곳의 종합병원이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인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시에는 개항 20년이 지나고 있는 현재까지 종합의료시설이 전무한 상태다.
이에 따라 공항 근무인력·국내외 탑승객 및 유동인구 증가와 항공재난, 영종도시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 등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상급 종합병원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전염성 감염바이러스 전파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해외유입 신종 감염병 초기 대응을 위해서라도 공항도시 주변에 종합병원 시설은 필수적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항 건설만 추진했을 뿐, 항공재난을 대비하는 의료시설 인프라 구축은 수십년 동안 무관심으로 일관해 오고 있다.
따라서 인천국제공항과 공항도시 영종도에서 상급 종합병원을 이용하려면, 인천대교를 넘어 연수구 나사렛국제병원(30.3㎞), 중구 인하대병원(31.3㎞), 영종대교를 지나 동구 인천의료원 등으로 가기 위해 인천 내륙으로 이동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인천공항은 응급의료센터가 있는 종합병원까지 평균 40분이 소요됨에 따라 ‘골든타임’을 놓쳐 소중한 생명을 잃을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응급, 심뇌혈관, 외상 등의 중증환자에게는 더욱 치명적이다.
영종도 응급환자 발생 현황을 보면, ▷2017년 3225명 ▷2018년 3080명(145⇧) ▷2019년 3571명(491⇧)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응급 이송 제한으로 인한 지역주민 의료안전망에 위협이 늘 도사리고 있다.
또한 지난 2019년 기준 인천공항 이용 여객은 7000만명, 환승객 839만명, 국제노선 154개로 동북아 최대 규모이다. 동북아 허브공항으로써 코로나19 사태가 풀리면 인천공항은 국내외 이용객들이 더욱 증가하는데다가, 영종 인구도 11만명에서 향후 20만명 이상으로 늘어나 종합의료시설의 필요성은 더욱 절박하다.
현재 영종도에는 의료기관 62곳 중 90% 이상이 일반의원 뿐이다. 응급환자는 하루 10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영종 하늘도시 운남동에는 10만5000㎡ 규모의 의료시설 부지가 확보돼 있지만, 무용지물이다.
해외 유수의 공항도시에는 항공재난 등을 대비해 공항 인근 10km 이내에 응급의료체계를 갖춘 종합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일본 도쿄국제공항 6.1km 토호대학오모리병원(934병상·1925년 건립) ▷미국 뉴욕 존F케네디국제공항 11.4km St. 존 이피스커펄병원(257병상·1905년) ▷미국 로스엔젤레스국제공항 6.7km 마리나델레이병원(133병상·1969년) ▷영국 런던히드로 국제공항 6.5km 힐링던병원(509병상·1838년) ▷호주 시드니국제공항 9.1km 프린스 오브 웨일스병원(440병상·1870년) ▷카나다 벤쿠버국제공항 6.7km 리치먼드병원(200병상·1966년) 등이다.
공항과 의료시설은 불가분의 관계인데도 정부는 공항 건설에만 주력했지, 항공재난을 대비하는 상급 종합병원 등 의료시설 인프라 구축은 지금도 뒷전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현재 공항도시 영종도에 국립대병원 유치를 위해 지난 11월 국회에서 인천공항 및 영종지역에 국립대병원 분원 건립 사업과 관련한 타당성 조사 용역비 13억원에 대한 예산 증액 요구를 교육부가 수용한 상황”이라며 “실제 예산 반영까지는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 의결 등의 과정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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