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일본의 중의원 선거(총선)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집권 자민당이 단독으로 의석수 3분의 2를 획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여당 승리가 예상되기 때문에 평화헌법 개정 등에 필요한 의석 3분의 2를 장악하느냐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달 ‘소비세 인상 연기’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묻겠다는 명분으로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총선을 선언했다.

그러나 지리멸렬한 야당을 상대로 손쉽게 승리해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부진에 따른 정치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아베 총리가 압승하게 되면 장기집권 발판을 마련해 평화헌법 개정 등 우경화 폭주를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반 넘어 3분의 2 관건=일본 중의원 선거에서는 3가지 숫자가 유의미하다. 475석(중의원 총의석) 중 238석(과반) 넘어 317석(3분의 2) 확보할 지 여부다.

의석수 3분의 2는 참의원(상원)에서 부결 된 법안을 중의원에서 재가결하거나 헌법 개정 발의에 필요한 정족수다.

아베 총리가 자민ㆍ공명 연립여당이 과반(238석)에 실패하면 퇴진을 공언했지만 ‘이변’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70%대에서 40%로 곤두박질쳤지만, 일본 야당의 지지율은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자민당이 300석 이상을 확보하고 공명당과 함께 3분의 2인 317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요미우리신문도 같은 날 “자민ㆍ공명이 317석 이상을 획득할 기세”라고 전했다.

앞서 8일자 마이니치 신문과 9일자 산케이 신문은 자민당 ‘단독’으로 317석을 확보할 수도 있는 기세라고 소개했다.

▶접전지역도 자민 우위=아베 총리의 이번 선거 슬로건인 ‘이 길(아베노믹스) 밖에 없다’는 선거 종반으로 갈수록 유권자 절반 이상인 무당파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아사히신문 조사 결과, 비례대표 지지정당을 묻는 질문에 자민당은 38%로 민주당(21%)을 크게 웃돌았다.

자민당은 접전지역에서도 크게 우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미우리신문이 70개 선거구를 조사한 결과, 자민당 69명 후보 중 49명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들 중 70%이상이 선두를 달리고 있고, 선거 초반 판세를 뒤집어 자민당 후보가 1위로 올라선 선거구도 9개로 늘었다.

반면 야당 민주당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0개 선거구에서 49명의 후보를 내세운 민주당은 37명이 당락 갈림길에 있다.

민주당 ‘간판’인 당 대표와 전직 총리도 당선이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가이에다 반리 당 대표, 에다노 유키오 간사장, 간 나오토 전 총리 모두 지역구에서 자민당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민주당이 현재 의석인 62석 이상은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압승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유신당은 접전지역 가운데 하시모토 도루 당 대표의 지역구인 오사카 등 6개 선거구에서 승리가 예상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현재 의석수인 42석을 달성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밖에 생활의당(현재 5석)은 오자와 이치로 대표까지 위협받으면서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가 원전지역 유세에서조차 ‘원전’이라는 단어를 한번도 꺼내지 않은 점”을 상기시키면서 민주당 등 야당이 집단 자위권, 원전 재가동, 특정비밀보호법 등 여론의 반대가 많은 아베 정권의 정책을 쟁점화하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베 대승땐 평화헌법 ‘위기’=아베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사실상 4년의 임기를 보장받게 된다. 특별한 돌발악재가 없는 한 내년 9월 치러질 자민당 총재(임기 3년) 선거에서 ‘무혈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아베 총리는 2012년 2차 아베 내각 출범이후 2018년까지 6년간 장기집권 총리가 된다. 아베 총리의 1차내각(2006년 9월~2007년 9월)까지 포함하면 총 집권기간은 7년이다.

그의 정치적 스승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도 2005년 9월 중의원을 해산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5년(2001~2006년)이나 정권을 잡은 ‘장수 총리’로 기록됐다.

아베 총리의 장기집권은 우경화 가속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자민당의 대승해 단독으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하면 ‘평화헌법’으로 불리는 일본 헌법의 핵심 조항인 9조 개정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평화주의’를 주창하는 공명당이 헌법 9조 개정에 저항해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었지만 의석수 3분의 2 확보로 이를 무력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개헌을 ‘필생의 과업’이자 ‘정치를 시작한 이유’라고 밝혀왔다.

동북아 정세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아베 총리가 우경화를 구심점으로 내세워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독도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을 고조시킬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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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중의원(하원) 선거= 14일 치러지는 중의원 선거에서는 전국 295개 소선거구에서 최다 득표자 1명씩 295명을, 전국을 11개 권역으로 나눈 광역 선거구에서 비례대표 180명 등 모두 475명을 중의원으로 선출한다. ‘1표의 격차’ 문제로 의원 수가 2012년 480명에서 5명 줄었다. 임기는 4년이지만 총리의 전권으로 언제든지 해산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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