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실적 예상치 상회
미국의 중국향 반도체 수출 규제 논의
회사는 올 실적 영향 없다지만…
EUV 넘어 액침까지 규제확대시 실적 영향 불가피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설비 공수를 위해 삼성, TSMC,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줄을 서서 ‘슈퍼 을’이라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작년 4분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의 중국향 반도체 수출 규제가 논의되고 있는데 회사는 올해 이의 영향이 없다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실적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럴 겨우 ASML 장비를 공급받는 삼성전자의 주가에도 직간접적 파장이 발생될 수 있다.
31일 외신에 따르면 ASML의 작년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4억3000만유로, 21억2000만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9%, 5% 증가한 수치다. 작년 말 수주 잔고는 전년대비 67% 증가한 404억유로로 집계됐다.
서승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를 통해 “다수의 고객사가 2023년 설비투자 계획을 하향 조정하는 가운데 (ASML은) 이번 실적 설명회에서 고객사 수요와 중국 수출 규제에 주목했다”며 “고객사들의 노광장비 가동률은 재고 조정에 따른 생산 조절로 낮은 수준인데, 다만 고객사들은 하반기부터 업황 회복을 예상하는 가운데 중국 리오프닝에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올 1분기 가이던스는 DUV(심자외선) 믹스 효과, 저가 업그레이드 매출로 작년 4분기 대비 감소한 매출과 하락한 GPM(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를 제시했다”며 “한편,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관련해 실적 발표에서는 기존 정책(극자외선 장비 인도 불가하지만 DUV 장비는 가능)과 변경된 바는 없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실적 발표회 이후 미국 중국향 반도체 수출 관련 추가 규제가 논의됐다”며 “ASML은 공식적으로 2023년 실적에 실질적인 영향을 없을 것이며 법적 이행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 밝혔다”고 밝혔다.
서 연구원은 또 “미국의 중국향 반도체 수출 규제가 EUV(극자외선)를 넘어서 immersion(액침) 장비까지 확대될 시 동사 실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동사의 장비 공급이 수요를 여전히 하회하고 있고,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의 최선단 공정 투자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선단공정 수요 성장세에 따른 캐파 확대 기조를 지속하며 2025~2026년 연간 EUV 90대, DUV 600대 출하 목표를 유지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