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편은 3000만원 받았대” 엇갈리는 성과급 곳곳서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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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친구 남편은 성과급 3000만원 받았다고 마누라가 푸념하네요.”(IT업계 직원)

“성과급 많이 주는 회사와 비교하면 박탈감이 크죠, 일할 맛이 안 나요.”(직원)

“회사 내에서도 부서 간 격차가 커, 적게 받는 직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습니다.”(대기업 간부)

성과급 희비에 기업 내·외부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기업 및 업종에 따라 성과급에 대한 차이가 있지만 올해 경기침체와 맞물려 유독 더 부각되고 있다. 특히 해마다 거액을 지급했던 IT기업들이 성과급을 크게 줄이면서 곳곳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기업 간부 K씨는 “동종 업계에 있는 다른 기업은 물론 같은 기업 내 사업부문별로도 실적에 따라 성과급 지급률이 큰 차이가 나면서 적은 성과급을 받는 구성원의 불만이 상대적으로 더 커졌다”고 전했다.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 직장인들이 의견을 표시하는 채널이 다양해지고 외부로 빠르게 전파되며 성과급에 대한 관심도를 더욱 키웠다.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둔 대기업들은 직원에게 두둑한 성과급을 안겨주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낸 정유, 가스, 배터리 등 일부 업계의 성과급 수준은 기본급의 1000% 안팎에 이른다. 최대 실적을 낸 배터리업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도의 2배에 달하는 성과급을 지급했다. ‘반도체 쇼크’에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연봉의 40~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 남편은 3000만원 받았대” 엇갈리는 성과급 곳곳서 푸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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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네이버 직원 사이에는 성과급이 줄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이 감소하며 4년 만에 역성장했다.

네이버는 성과와 연동된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과 사업 대표 등은 지난해 장기 성과급이 ‘0원’이었다. 저조한 주가 영향이다. 책임 리더급도 50% 줄었고, 현금 보상도 일괄 차감했다.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자 최수연 대표는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직면해 네이버 역시 당분간 매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하는 시기”라며 직원들 달래기에 나섰다.

카카오를 비롯해 다른 IT기업도 대부분 성과급을 예년 대비 크게 줄어 직원들의 불만이 많다.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게임업체들은 일부 대형 업체를 제외하고는 올해 성과급을 절반 이상 줄이거나 아예 지급조차 안 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성과급 논란이 일부 기업 직원에만 해당하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도 나온다. 성과급이 아예 없는 기업도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심의 성과급 논란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박탈감을 키운다는 반응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