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 관광객과 직장인들로 가득했던 상하이 푸동은 저녁 7시 반이 되면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적막함이 감돌았다. 테슬라상하이는 코로나19 재확산과 판매부진을 이유로 2주간 자발적으로 공장을 폐쇄했다. 개혁·개방 이래 줄곧 중국 경제를 선도해온 상하이는 2022년 최초로 GDP가 0.2% 감소하며 역성장했다. 특히 상하이 소비는 중국 전체가 0.3% 감소하는 동안 9.1% 감소했다. 지난해 장기간 봉쇄 이후 펼친 대대적인 소비진작과 감세 정책에도 기업활동과 소비심리 모두 크게 위축됐다. 중국 경제의 중심인 상하이가 봉쇄 충격을 딛고 올해 성장목표 5.5%를 달성할지, 본격 침체에 들어설지 아직 아무도 모른다.

2022년 유례 없는 성적표를 받았던 상하이, 이를 딛고 재기를 위해 내세운 키워드는 ‘소비’와 ‘디지털’이다. 상하이는 올 1월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기업 대출 연장, 세금 감면, 구매보조금 지급 등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또한 디지털경제 집중 육성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글로벌 디지털도시 건설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빅데이터, 라이브커머스, 디지털통화뿐 아니라 제조업의 디지털전환을 촉진하는 스마트팩토리 등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다. 앞서 2021년 14.5계획을 통해 상하이 경제에서 디지털경제의 핵심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15%로 확대한다고 발표했으나 올해 18%로 상향조정했다.

이렇듯 온라인을 필두로 한 소비확대, 디지털경제 활성화는 올해 상하이 경제를 이끄는 두 축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특정 지역만의 국소적인 향방이 아니다. 상하이는 중국 경제를 일으키는 레버리지이자 나아갈 방향을 선제적으로 보여주는 이정표다. 이는 곧 상하이 진출이 중국 전역으로의 확장성을 의미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 두 축이 상하이,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에 기회가 될 수 있을까?

중국에서 트렌드 영향력이 가장 큰 소셜 플랫폼 샤오홍슈는 ‘한국 화장품은 종류와 브랜드를 불문하고 관심이 많으며, 유아용품, 임부복, 음료 등도 현지 소비자가 주목하는 품목’이라고 한다. 디지털경제 활성화로 인한 온라인시장으로의 급변이 시장에 첫발을 내딛는 우리 기업에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최근 중국 제조업계의 화두는 한국 산업 자동화 시스템이다. 전기차, 전력망 등 분야에서의 스마트팩토리 도입 수요가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한국의 효율성, GVC 전 단계에서 탄탄하게 구축된 기업 풀을 장점으로 꼽는다. 제조업 범위가 넓고, 인근 국가인 일본에 비해 유연해 어떤 분야든 적용 가능한 솔루션이 있는 것도 강점이다. 물론 상하이가 한국 제품만을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구매 패턴에 맞는다면 어떤 지역보다 열린 마음으로 시도할 것이다. 현지 제조업계도 점점 치열해지는 시장에서 차별화가 절실하다. 중국 기업이 한국 시스템을 도입해 현지 시장을 확대하는 상호 ‘윈-윈’시너지를 위한 협업 수요가 분명 존재한다.

어려운 시기지만 시장은 어디 가지 않는다.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진출한다면 시장은 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정연수 코트라 상하이무역관 부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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