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국립심포니 다비트 라일란트 감독

“정체성 확립하고 잠재력 끌어올릴 것”

2024년 한국음악 정리한 음반 발매 계획

취임 1주년을 맞은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취임 1주년을 맞은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한국 음악의 위상을 세우는 것은 국립으로서 마땅히 해야할 미션이라고 생각해요. 이를 통해 국립 오케스트라로의 정체성을 세우고, 미래 세대를 위한 이정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다비트 라일란트(44)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지난 한 해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코리안심포니에서 ‘국립’으로 명칭을 변경, 41년간 부재한 국립교향악단 역사에 마침표를 찍으며 ‘국가대표 악단’으로 다시 섰다.

지난 한 해 동안 올린 공연만 해도 총 113회. 최정숙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대표는 “7~8회의 정기 기획 연주와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등과의 협연 연주 50~60회, 찾아가는 지방 공연 30회 등 년 100건 이상의 연주를 하고 있다”며 “관객 점유율은 85~90%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활동으로 국립심포니는 지난 한 해 수입 구조 다각화에 힘썼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4K 영상과 돌비 애트모스 음원 기록을 해왔다. 최 대표는 “이를 통해 LG 유플러스에 총 7편의 공연 영상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영상화 수익은 30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7대 예술감독으로 부임, 취임 1주년을 맞은 다비트 라일란트 감독은 올 한 해의 목표로 “국립에 걸맞는 악단의 정체성 확립”을 꼽았다. 그는 “오케스트라의 정확도와 투명성, 유연성을 다져 국내 유일의 극장 오케스트라의 특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라일란트 감독의 취임 첫해 하이든부터 슈만, 브루크너, 엘가 등 18세기부터 21세기까지 유럽의 음악 전통을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던 국립심포니는 올해에도 레퍼토리 확장을 시도한다. 이번 시즌엔 베토벤부터 브람스, 차이콥스키, 버르토크 등 폭넓은 선곡의 레퍼토리를 구성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취임 1주년을 맞은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제공]

동시대 작품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특히 한국이 낳은 현대음악 작곡가도 조명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가 아니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라일란트 감독은 “윤이상부터 오늘날 가장 명망 있는 작곡가인 진은숙, 이 두 사람뿐 아니라 새롭게 발굴하거나 조명해야 할 작곡가나 작품이 있다면 (발굴해) 통시적으로 이어서 하나의 한국 ‘악파’로서 세계에 각인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벨기에 출신의 지휘자 겸 작곡가인 라일란트 감독은, 2018년부터 프랑스 메스 국립오케스트라와 스위스 로잔 신포니에타의 음악감독도 맡고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한 그는 “지금 한국의 현대음악들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며 “한국(음악)에는 그 문화적 뿌리가 손상되지 않은 금맥처럼 순수한 채로 남아 있다. 지금 터져 나오는 한국문화 전반에서의 성과가 작곡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과 미주를 비롯해 비롯해 세계적으로 한국 작곡가들의 역량과 창조력이 굉장히 인정받고 있어요. 2024년 말 경 계획 중인 한국의 음악적 초상을 담게 될 음반은 한국 음악의 작은 역사라고도 볼 수 있어요. 전 음악사(史)에 한국이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이 음반을 통해 정리하고 서양 세계에 한국음악의 위상을 알리고자 합니다.”

음악적 성장도 라일란트 감독이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그는 “단단하고 성숙한 악단”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뒀다. 라일란트 감독은 악단의 강점으로 “현악 파트”를 꼽았다. “현악은 국립심포니의 정체성을 유지할 만큼 단단한 연주력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현악의 경쟁력에 맞게 관악 파트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봤다. 이를 위해 올 6월엔 16명의 단원을 충원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만의 ‘소리의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기초적인 작업을 통해 차근차근 밟아가며 국립심포니만이 가진 소리 자체의 전통과 밸런스를 갖춰야 합니다. 어떤 작품을 만나도 부족함이 없도록 유연함을 갖추고, 소리에 개성을 부여해 악단의 음악적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shee@heraldcorp.com